[집코노미TV] 다주택자 절세 루트 또 차단…"빠져나갈 구멍 안 보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집'중탐구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안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안
▶최진석 기자
안녕하세요 집코노미TV입니다. 기획재정부가 얼마 전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죠. 부동산 관련 세제도 크고작게 수십 가지가 개정됐는데요. 오늘도 전형진 기자와 ‘집’중탐구해보겠습니다.
전 기자님 안녕하세요. 잠깐 봤더니 개정된 내용이 굉장히 많은데 짧은 시간 동안 다 설명하긴 힘들 것 같고 핵심만 한 번 살펴보죠. 다주택자들이 비상이 걸렸다면서요?
▷전형진 기자
네, 그만큼 가볍게 넘길 개정안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게 종합부동산세를 계산할 때 주택수를 계산하는 방법이 이번에 새로 나온 건데요. 3채의 집을 부부가 절반씩 소유했다면 각 3채씩 보유하는 것으로 본다는 거죠. 종부세는 다주택일수록 세율이 크게 오르잖아요. 예컨대 공시가 9억이면 1주택자는 1%인데 조정지역 2주택자나 3주택자는 1.3%가 되니까요. 앞으론 경우에 따라 한쪽에 몰아주는 게 종부세 계산에 유리할 수 있어요.
▶최진석 기자
종부세만 생각하면 그렇습니다만, 한쪽으로 몰면 다른 세금이 더 나올 수도 있겠네요. ▷전형진 기자
바로 그게 문제입니다. 왜 문제냐면 양도소득세 때문이에요. 양도세도 종부세처럼 인별 과세거든요. 공동명의라면 양도차익도 지분 비율대로 분산되죠. 예를 들어서 한 사람 소유에 양도차익 6억원이라면 세율 42%를 적용해 세금이 2억5200만원인데, 이걸 지분 반씩 나눠가지면 양도차익이 각 3억원 세율로 계산해서 1억2000만원씩 양도세는 총 2억4000만원이 되는 거죠. 구간을 잘 맞춰 절세를 극대화 하는 겁니다. 근데 앞으로 종부세를 피하기 위해 몰아주기 전략을 쓸 경우 이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거죠.
▶최진석 기자
그렇군요. 양도세까지 따져본 뒤 공동명의로 할지, 한쪽으로 몰지 결정해야겠군요. 임대사업자 관련한 세제도 이번에 많이 바뀌었잖아요. 특히 거주주택 과세특례, 이 부분도 손댔던데요.
▷전형진 기자
말씀하신 대로 8년짜리, 10년짜리로 임대등록한 주택 외에 임대인이 살고 있는 거주주택은 비과세가 가능하죠. 물론 2년 거주를 맞춰야 합니다. 그럼 1가구 1주택인 것과 다름없다고 본 건데요. 이걸 최초 거주주택에 대해서만 평생 한 번으로 제한했어요. 사실 이것도 2017년 8·2 대책 이후 다주택자들의 출구전략 중에 하나이긴 했거든요. 2년마다 옮겨다니는 거죠. 그런데 2월부터 시행령이 시행되면 이후 취득하는 주택들은 비과세 1회가 적용됩니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게 예컨대 3번째로 비과세를 받을 거주주택이라면 이것까진 상관없단 소리예요. 애매할 구석들이 있긴 한데 조문을 좀 봐야 합니다.
▶최진석 기자
자신의 임대주택에 들어가서 사는 것도 이번에 막혔잖아요? ▷전형진 기자
네. 의무임대기간이 끝난 임대주택에 들어서 2년 살고, 그 다음에 아예 비과세로 정리하고, 다음 주택에 또 들어가서 비과세 정리하고 이런 전략이었는데 막혔습니다. 3채가 있다년 2년씩 6년 옮겨 다니면서 비과세로 하는 건데 이것도 임대주택을 1채만 보유한 상황에서 거주로 전환한 경우에만 비과세가 가능하도록 바뀌었습니다.
▶최진석 기자
이번에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보유기간이 강화된 것과 비슷하네요. 1주택 기산 시점도 바뀌었잖아요.
▷전형진 기자
원래는 2년 이상 보유한 1주택, 조정지역일 경우 2년 이상 거주한 1주택일 때 비과세였죠. 그런데 이제는 실제로 1주택이 된 날부터 2년을 계산하겠다는 거죠. 무슨 소리냐면 양도세 중과가 나온 뒤에 다주택자들의 전략은 비조정지역의 세금 적은 집부터 먼저 파는 거였습니다. 양도차익이 큰 주택을 마지막에 남겼다가 1주택 상태에서 비과세로 파는 전략이죠. 이걸 막기 위해 나온 겁니다. 말씀드린 전략으로 올해 1월 1일 1주택이 됐다면 그동안은 바로 비과세가 가능했지만 개정안대로라면 다시 2년이 경과해야 하는 거죠. 물론 예를 든 것이고 실제 적용시점은 2021년 1월 1일부터입니다. ▶최진석 기자
정책이 죽 끓듯 바뀌니까 세무업계만 호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런데 이번에 제가 조금 이해 안 됐던 게, 분양권 이월과세라는 게 뭐죠?
▷전형진 기자
분양권 웃돈이 많이 붙었으면 배우자에게 한 번 증여했다가 3개월 이내에 양도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양도세를 아예 안 내거나 줄이기 위해서죠. 실무적으론 이를 활용하는 세무사들도 일부 계셨어요. 부부 간에는 10년 간 6억원까지 증여세가 없어서 가능한 일입니다. 증여받는 사람의 취득가액을 높이면 양도세를 안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이월과세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이 전략은 막혔습니다. 이월과세란 이런 겁니다. 10억원에 산 집을 15억원에 팔면 차익은 5억원이죠. 그런데 이걸 배우자에게 12억원에 증여해서 5년이 지나고 같은 15억원에 판다면 세법은 차익을 3억원으로 계산합니다. 차익이 2억원 줄었으니 양도소득세도 줄어듭니다. 증여가액이 취득가액이 된 거죠. 그러나 증여했더라도 5년 이내 타인에게 양도한다면 12억원이 아니라 10억원을 취득가액으로 봅니다. 이게 이월과세예요.
그런데 분양권이나 입주권은 주택으로 안 봐서 이월과세 기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증여받은 뒤 바로 되팔아도 양도세를 안 낼 수 있었죠. 이번에 분양권과 입주권도 이월과세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앞으로는 5년 보유했다가 팔아야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세법의 허점을 보완한 거라고 보면 됩니다.
▶최진석 기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저희가 간추려서 핵심만 짚어본 건데도 이렇게 길군요. 분명한 건 다주택자, 임대사업자에 대한 옥죄기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점인데요. 2017년 12월만 해도 건전한 다주택자, 임대사업자를 양산하겠다며 정부가 로드맵을 제시했었는데 1년 정도 만에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일관성이 없다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분들도 나오겠죠. 앞으로는 신뢰도 높은 정책, 일관성 있는 정책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이상 집코노미TV였습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책임 프로듀서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최진석·전형진 기자 촬영 신세원 기자 편집 한성구·오하선 인턴기자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