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신천동에서 통합재건축을 추진 중인 1300여 가구의 ‘미성아파트’와 ‘크로바아파트’가 내년 1월 이주를 시작한다. 미성·크로바아파트에 이어 내년엔 잠실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의 이주가 차례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24일 미성·크로바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두 단지는 지난 21일 열린 조합원 임시총회에서 내년 1월 말부터 6월까지 5개월간 이주하는 일정을 확정지었다. 조합 측 계획에 따르면 새 단지는 내년 하반기 착공해 2024년 입주할 예정이다.
미성·크로바 재건축조합은 이주비 협상안을 놓고 두 차례 총회를 연 끝에 이주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조합총회를 열고 이주비 대출을 포함한 정비사업비 변경안을 투표에 부쳤으나 조합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조합은 대출 금리를 조정한 새 변경안을 마련해 정비사업비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전체 조합원 1409명 중 약 72%인 1013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조합 관계자는 “기존 대형 주택형을 보유해 재건축 후 중소형 두 가구를 받는 1+1 재건축 신청자도 이주비 마련에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에 따르면 두 개 단지 중 180가구가 1+1 재건축을 신청했다. 지난 9월13일 이전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단지라서 1+1 재건축 신청자도 이주비 대출 예외 적용을 받는다.
미성아파트와 크로바아파트는 각각 1230가구와 120가구로 구성됐다. 한 필지를 나눠 쓰고 있어 2016년 통합 조합을 설립해 재건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울지하철 2·8호선 잠실역과 2호선 잠실나루역이 가까워 알짜 단지로 꼽힌다. 잠실초, 잠현초, 잠동초, 잠실중, 잠실고 등이 인근에 있다.
조합은 미성·크로바아파트 총 1350가구를 헐고 최고 35층 13개 동 1991가구를 새로 지을 계획이다. 시공은 롯데건설이 맡았다. 롯데건설은 이 단지에 롯데월드타워와 연계한 설계를 적용해 잠실권 랜드마크 아파트로 건설할 계획이다. 단지 입구 쪽 3개 동을 ‘월드 트리플타워’로 이름 짓고 롯데월드타워 외관과 닮은꼴로 짓는다.
인근 ‘잠실 진주’(1507가구)도 내년 1월 조합원 총회를 열고 이주 계획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잠실진주 조합은 이르면 2월부터 이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잠실진주도 이주비 협상이 관건이다. 약 350가구가 1+1 재건축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상반기 두 단지가 본격 이주에 들어가더라도 일대 전세 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인근에 9510가구 규모 ‘헬리오시티’ 등이 입주를 앞둔 데다 기존 단지 내 주택형 규모가 다양해 수요가 분산돼서다. 전용 59~156㎡로 이뤄진 미성아파트는 절반 가까이가 소형 주택형이다. 크로바아파트는 전용 125㎡, 잠실진주는 전용 59~148㎡로 구성됐다.
신천동 J공인 대표는 “중대형 보유 조합원 중 기존 학군과 생활권을 유지하려는 이들은 인근 ‘파크리오’나 ‘장미아파트’ 등에 전세를 알아보거나 헬리오시티 입주를 문의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전세가가 낮은 소형 주택형 보유자나 세입자는 인근 풍납동의 빌라 등으로 이주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