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연 1조원 규모의 에이즈 치료제 국제조달 공급자에 선정됐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에 성공한 데 이어 합성의약품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셀트리온은 최근 주요 국제조달기관으로부터 테믹시스정을 비롯해 개발 중인 제품 총 6개에 대한 장기공급계약자로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제품이 승인되면 연간 1조원 규모의 국제조달프로그램에 진입한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FDA에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1) 감염 치료에 투여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테믹시스정의 판매 승인을 받았다. 기존 치료제보다 지속 효과를 늘려 복용 횟수를 줄인 개량신약이다.

셀트리온은 테믹시스정 외에 HIV 치료제 4종을 추가로 개발하고 있다. 내년 초 세 가지 성분을 더한 ‘3제 복합제’ 2종을 FDA에 허가 신청하고 2020년 두 가지 성분을 더한 ‘2제 복합제’ 3종, 단일제 1종의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HIV 합성의약품 제품군을 6개로 확대해 24조원 규모의 미국 HIV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시장으로 HIV 치료제를 수출하기 위해 미국국제개발처(USAID), 유엔개발계획(UNDP) 등과도 납품 공급 협의를 하고 있다. HIV 발병 비율이 높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제3세계 국가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화학 합성의약품 생산기지인 셀트리온제약 청주공장의 글로벌 제조 승인을 준비하고 있다. 청주공장은 FDA로부터 정제 캡슐제 등 고형제 의약품 제조시설의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 승인을 국내 최초로 획득했다.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영국 MHRA의 실사도 완료했다. 내년 초에는 유럽 의약품 제조시설 GMP 승인을 받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청주공장을 합성의약품을 공급하는 글로벌 전초기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