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14일 기획재정부, 중소벤처기업부, 국무조정실 등에 대한 차관급 인사를 단행해 부처 분위기 쇄신에 나선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취임 이후 차관 인사까지 해 연내에 2기 경제팀 진용을 완성하겠다는 포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3개 부처 이상 중폭 이상의 차관급 인사를 14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1차관에는 이호승 청와대 일자리기획비서관, 2차관에는 구윤철 기재부 예산실장이 임명될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모두 행정고시 32회다.

청와대 관계자는 “홍 부총리 취임 후 빠르게 조직을 안정시키자는 차원에서 곧바로 차관 인사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고형권 1차관은 주(駐)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로 부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OECD 대사는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다. 윤 수석이 지난 6월 청와대로 오며 자리가 비었다. 일각에서는 고 차관이 청와대로 이동할 것이란 얘기도 있다.

김용진 2차관은 내년 초 개각 때 다른 부처 장관으로 부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의 교체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관가에서는 김 차관이 이들 부처 장관으로 갈 것이란 얘기가 있다. 최수규 중기부 차관 후임에는 차영환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과 주현 중소벤처비서관이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 비서관은 국무조정실 2차장(차관급)으로도 거론된다.

관세청장과 조달청장 등 유관 기관장에 대한 교체 인사도 이뤄지면서 기재부 1급이 승진해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차관급 인사 이후에는 1급 인사가 관건이다. 구윤철 예산실장 자리에는 안일환 예산총괄심의관(32회)의 승진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관급 인사로 청와대 비서관 자리에 공백이 생기면서 청와대 내부 후속 인사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공석인 의전비서관, 국정홍보비서관 등을 포함해 부처 차관으로 승진 기용된 비서관들의 후임자를 찾기 위해 후보자 추천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음주운전 사고’로 공석인 의전비서관 자리에는 외부 전문가 가운데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항간에 나오는 탁현민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승진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청와대 조직개편 이후 신설된 국정홍보비서관은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해 현 상태로 해를 넘길 전망이다. ‘늘공(공무원)’들이 포진했던 일자리, 경제정책비서관은 학계와 정치권 출신 ‘어공’으로 대체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태훈/박재원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