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재건축 아파트 특화설계 단골메뉴인 최상층 스카이브리지(동과 동을 잇는 구름다리) 조성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달 13일 열린 건축위원회 경관 건축심의에서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투시도) 재건축 정비안에 조건부 보고 결정을 내렸다. 건축위원회 지적 사항을 반영해 향후 새 설계안을 제출하라는 결정이다. 이날 심의에선 도시경관상 위압감을 고려해 새 단지 3개 동 최상층을 각각 연결하는 스카이브리지 규모를 축소하거나 삭제하라는 요구사항이 나왔다. 같은 이유로 2개 동 상부에 연결된 장식물을 삭제하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 단지는 시공사의 특화설계안을 받아들여 총 140m 길이 스카이브리지를 설치할 계획이었다.

서울시 건축위원회는 지난 4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8차에 대해서도 비슷한 결정을 했다. 신축 단지 두 동을 연결하는 스카이브리지 위치를 기존 설계안인 30층에서 주동 중간 높이나 저층부로 낮출 것을 권고하며 조건부 보고 결정 처리했다. 단지의 경관적 특성과 안전, 비례 등을 고려하라는 이유에서다. 이 단지 조합은 스카이브리지 위치를 약 20층 높이로 낮춘 설계안을 새로 마련해 승인 결정을 받았다.

스카이브리지 내부엔 피트니스센터나 휴게실, 도서관 등 주민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게 일반적이다. ‘래미안 용산 첼리투스(렉스맨션 재건축)’ ‘서초푸르지오써밋(서초삼호1차 재건축)’ 등에 적용돼 있다.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갈 정도의 규모와 안전성을 갖춘 구조물을 공중에 지어야 해 고도의 시공능력이 필요하지만 특화설계 인기 품목으로 꼽힌다. 한강 등 주변 전망을 즐기며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시공사를 선정한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잠실 미성·크로바’ ‘신반포4지구’ 등도 스카이브리지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 시공자를 선정한 강남 ‘대치쌍용2차’, 동작 ‘흑석9구역’, 경기 성남 ‘은행주공’ 등도 마찬가지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카이브리지 규모가 두드러지게 크거나 한강 등 주변 조망에 영향을 주는 경우 축소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건축계획에 특화설계를 반영하지 못한 곳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