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마케팅협회 37개 회원사들 대표들이 모여 총회를 열었다.
한국부동산마케팅협회 37개 회원사들 대표들이 모여 총회를 열었다.
모델하우스나 콜센터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으로 대표되는 분양대행사가 '한국부동산마케팅협회(KREMA)'라는 이름으로 뭉쳤다. 16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 중회의실에서 분양대행사 대표 37명과 임직원 등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한국부동산마케팅협회 발기인 총회를 가졌다.

협회는 총회를 통해 이윤상 ㈜유성 대표를 초대 회장으로 선출했고, 발기인들은 환담의 시간을 가졌다. 협회 출범 얘기가 나온 것은 지난 4월이었다. 국토교통부가 무등록 분양대행업체의 분양대행 업무 금지’ 공문을 서울시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한국주택협회 등에 보내면서 촉발됐다. 분양대행업체는 건설업 면허를 의무적으로 보유하도록 강제했고, 현장에 있던 분양대행업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동시에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동안 불투명한 아파트 분양이나 불완전한 상담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에 대해서는 공감을 했기 때문이다. 일부 분양대행사들의 사기분양 행태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보니 마냥 반발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개선사항을 왜 꼭 '건설업 면허'로 해결해야 하는가는 의문점으로 남았다. 사기 분양이나 불완전 분양을 막기 위해 자체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발기인 총회가 열리기까지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는 게 회원사들의 얘기다. 회사마다 건설업 면허를 취득하는 과정이 있었고, 어느 정도 취지에 공감하는 분양대행사들을 모으기도 쉽지 않아서다. 현장에서 물고 뜯으면서 경쟁적으로 분양했던 업체들간에 협력하는 입장으로 전환하기도 쉽지 않았을 터다. 기업들을 구분하는 산업분류나 업종코드조차도 없는 게 '분양대행업'이었다. 그러기에 총회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얘기는 '정말 이렇게 모이게 될줄을 몰랐다'였다.

이윤상 한국부동산마케팅협회장
이윤상 한국부동산마케팅협회장
이제 협회는 '전문성 강화'를 위해 전면에 나설 계획이다. 현장에 배치하는 인력에 대한 교육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교육내용은 최근 변화가 많았던 청약제도 변경과 세무상식, 개인정보 보호 등이다. 이후 분양이 몰리는 곳에서 과당경쟁으로 빈번히 발생하는 소비자들이 피해를 줄이는 방침도 정할 예정이다. 개인의 일탈로 인해 공공연히 벌어지는 불법이나 위법사항도 철저히 단속할 계획이다.

이윤상 초대회장은 "분양대행사들은 매년 30만호 가량의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연간 1만2000여명을 고용하는 등 고용창출에 앞장서 왔다"며 "앞으로는 여기에 전문성을 더하고 권익보호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우선 37개 업체로 시작하지만, 연내 일반 회원사들을 추가로 영입해 100개로 늘릴 방침이다. 내년에는 200개까지 회원사를 영입할 예정이다. 내주에는 국토교통부와도 미팅을 갖는 등 발전적인 방안을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