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치의 전통 강자였던 사회당이 잇따른 선거 패배로 세력이 위축돼 파리 중심가 당사를 매각하고 교외 공업지대로 이전한다고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이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당사 매각이 사회당의 몰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사회당은 파리 센강의 번화가이자 엘리제 궁과 가까운 솔페리노 거리에 있는 당사를 4550만유로(약 595억원)에 매각하고 수도권 공업지대인 이브리쉬르센에 새 당사를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당사 매각을 발표했으며 이르면 이달 말까지 이전을 완료할 예정이다. 사회당은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과 수많은 총리를 배출하면서 명성을 떨쳤으나 선거에서 잇따라 패하면서 정부 보조금과 기부금이 크게 줄어들자 당사를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당 운영과 이후 선거운동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회당은 이전 하원 의회에서는 577석 중 277석을 차지한 제 1당이었으나 지난해 6월 총선에서 30석으로 줄며 군소정당으로 몰락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중도를 표방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정치 지형도가 급격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는 지난 총선 이후 과반을 넘는 309석을 차지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