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강변 3개월 평균 14억…최고 18억
강남·북을 가리지 않고 인기 주거지역에선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전셋값이 속속 1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일부는 전세 보증금이 최고 20억원 선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 84㎡ 전셋값도 10억원이 기본
5일 아파트 검색엔진 파인드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에서 전용 84㎡의 전세가격이 10억원을 넘긴 아파트는 모두 34곳이다. 강남구가 18곳으로 가장 많았다. 서초구(11곳)와 송파구(3곳) 등 ‘강남3구’의 나머지 지역이 뒤를 이었다. 한강 이북에선 성동구와 광진구가 각각 1곳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전세가격은 실거주 가치를 나타낸다. 임차인들이 2년마다 지불하는 값인 만큼 미래가 아닌 현재의 가치만을 반영한다. 아파트가 낡을수록 리모델링 또는 재건축 기대에 매매가격이 오르지만 반대로 전세가격은 떨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래미안대치팰리스’와 ‘래미안도곡카운티’, ‘대치아이파크’ 등 대치동 학원가 주변 단지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의 3개월 평균 전세가격은 12억5666만원으로 강남구에서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평균 매매가격과는 10억3000만원가량 차이 난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54% 수준이다. 래미안도곡카운티 같은 면적대의 3개월 평균 전셋값은 10억9000만원, 대치아이파크는 10억7750만원으로 조사됐다.
잠실에선 ‘리센츠’의 전세가격이 가장 높았다. 이 아파트 전용 84㎡의 3개월 평균 전셋값은 8억2714만원으로, 형제격 단지인 ‘잠실엘스(8억875만원)’보다 높았다. 다만 연중 최고가는 10억원으로 두 단지가 같았다. 인근 ‘레이크팰리스’ 같은 면적대 역시 3개월 평균가격이 8억원 선을 넘겼다. 최고가는 9억원을 기록했다. ‘트리지움’은 3개월 평균 7억7397만원으로, 이들 단지 가운데 전세가격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고가로는 9억3000만원에 계약돼 레이크팰리스보다 높았다. 이들 단지는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과 잠실역 사이 주공아파트 단지를 재건축해 2006~2008년 잇따라 입주했다. 모두 1만8000여 가구 규모다. 매매가격은 마지막에 집들이한 잠실엘스가 가장 높은 편이다.
◆강북 인기지역 7억 중후반
마찬가지로 교육 수요가 높은 목동에선 목동센트럴푸르지오의 전세가격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아파트 전용 84㎡의 3개월 평균 전셋값은 9억원이다. 주변 신시가지 단지들의 경우 준공 연차가 30년 안팎으로 오래돼 전세가격이 높지 않다.
직주근접 수요가 꾸준한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전셋값은 7억 중후반대다. 2단지 전용 84㎡가 최근 3개월 평균 7억6900만원으로 단지 안에서 가장 높았다. 최고가는 단지 안쪽 4단지에서 나왔다. 같은 면적대가 8억2000만원으로 다른 단지들에 비해 2000만원가량 높았다. 인근 북아현뉴타운에 들어선 e편한세상신촌도 단지별 편차가 컸다. 3개월 평균 전셋값으론 4단지 전용 84㎡(7억6500만원)가 가장 높았다. 2단지 같은 면적대는 3개월 평균으론 7억 초중반 선이었지만 최고가는 9억2500만원으로 단지 안에서 가장 높았다.
전세가격 상위 주요 단지들 가운데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가장 높은 아파트는 신도림동에 들어선 주상복합 ‘디큐브시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지 전용 84㎡의 경우 전세가율이 80%다. 3개월 평균 전셋값은 7억4750만원으로 같은 기간 평균 매매가격과 1억7500만원 정도 차이다. 전세는 최고 7억8000만원, 매매는 최고 9억6000만원 수준이다. 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이 단지와 맞닿아 있고 현대백화점 등 편의시설이 바로 연결된 게 특징이다. 강남과 여의도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 출퇴근이 쉬운 게 장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