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기아차에 따르면 2세대 신형 K9의 누적 판매량은 이날까지 7500대를 돌파했다. 지난 3월까지 판매된 1세대 K9의 최근 3년치 판매량(7395대)을 5개월 만에 뛰어넘었다. 신형 K9은 지난 4월 출시 이후 월평균 1400대 이상 팔리며 국내 대형 세단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올초 900여 대에 달했던 현대자동차의 대형 세단 EQ900 월간 판매량은 K9 출시 이후 400여 대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K9은 기존 대형 세단과 다른 판매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대형 세단을 구매하는 소비자 연령대는 50~60대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9은 전체 구매자의 45%가량이 3040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되는 차량의 색상 대부분이 검은색에 치우쳐 있는 다른 대형 세단과 달리 와인색과 하늘색 등 유채색을 선택한 소비자 비율도 15%에 달했다.
트림(세부 모델)별 판매 비중을 보면 구매자 7명 중 1명은 터보 모델을 선택했다. 일반적인 대형 세단 시장에서 주행 성능에 초점을 맞춘 터보 모델 판매 비중은 크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K9이 중후한 ‘사장님 차’ 이미지를 벗고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세련된 세단으로 탈바꿈했다”며 “대형 세단의 고정관념을 깨고 다양한 변화를 준 게 K9 흥행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벌어진 BMW 화재 사태 등으로 수입차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진 만큼 K9 흥행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BMW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41.9% 줄어들었다. BMW 구매를 고려하던 소비자들이 대거 K9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