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지지부진하던 ‘사당역 복합환승센터’ 사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기존 계획안을 백지화하고 개발 구상부터 새로 짜기로 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지난달 12일 ‘사당역 복합환승센터 개발 기본구상·사업실행 전략수립’을 위한 용역업체 입찰에 들어갔다. 오는 13일 업체를 선정하고 이르면 올해까지 계획안을 마련한다. 사업 주체는 기존 서울교통공사에 SH공사가 새로 합류했다. SH공사는 지난 3월 서울교통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사업 검토를 시작했다.

이번 용역은 민자사업에서 공공주도형으로 개발 방식을 바꾼 게 핵심이다. 상업성에 초점을 맞춘 방식에서 교통 편의를 높이는 등 공공성을 확대한다는 취지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사당역은 경기와 서울을 잇는 관문인 만큼 도시계획 관점에서 개발이 필요한 곳”이라며 “민간 공모에서 공공주도형으로 개발 방식을 바꿔 교통 편의를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실행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당역 복합환승센터 개발 사업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당주차장 용지에 복합환승센터를 짓는 사업이다. 2015년 ‘사당·이수 지구단위계획구역 재정비’에 언급된 데 이어 2016년엔 ‘제2차 복합환승센터 개발 기본계획’에 포함됐다. 그러나 사업부지 계약자와의 소송이 발목을 잡았다. 당초 사업부지에 역세권 주차장을 건설하려던 민간업자가 부도나면서 분양계약자 23명이 보상을 주장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들과 명도소송을 하고 있다. 여기에 사업성이 낮아 민자사업자를 유치하기도 쉽지 않았다.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복합환승센터는 지하 9층~지상 26층, 전체 면적 29만㎡로 계획됐다. 높이는 100m, 용적률은 930%다. 당시 메트로(현 서울교통공사)는 환승센터가 2020년 완공되면 버스와 지하철 간 환승 시간이 1.1분 줄고, 사당역 사거리의 지체 시간은 차량 1대당 13.9초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복합환승센터는 기존 환승시설에 상업·업무·문화·주거 기능을 더한 시설로 2016년 12월 동대구 복합환승센터가 처음 문을 열었다.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복합환승센터 주변에 주변 도로와 기반시설 확충이 필요한데 이 사업비를 민간사업자가 다 떠안는 구조라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재정지원을 확대하거나 공공 주도로 사업을 진행하면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