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를 진행 중인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하루에도 10여 대의 이사 차량이 드나들고 있다.
입주를 진행 중인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하루에도 10여 대의 이사 차량이 드나들고 있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입주를 시작한 6800가구의 미니신도시급 단지인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가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지난 27일 찾은 현장에선 이삿짐 차량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깔끔한 외관, 잘 정리된 도로와 조경, 스트리트형 상가 그리고 단지를 오가는 셔틀버스가 눈에 띄었다. 지난달 29일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의 입주율은 약 30%. 입주 의사를 밝힌 가구는 80%에 이른다.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는 주변 도로망 조성의 지연과 학교들의 개교 일정 차질 등으로 꾸준히 문제가 제기됐다. 매매가 폭락과 불 꺼진 아파트로 대변되는 ‘입주폭탄’도 우려되는 단지였다. 하지만 입주민의 반응은 달랐다. 실수요자가 많아 당장 매매할 생각이 없어 지금 시세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도서관, 수영장 등 잘 갖춰진 단지 내 편의시설을 빨리 이용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다.
개관을 앞둔 스포츠파크에서 바라본 단지. 완공된 아파트와 막바지 공사 중인 초등학교가 보인다.
개관을 앞둔 스포츠파크에서 바라본 단지. 완공된 아파트와 막바지 공사 중인 초등학교가 보인다.
전매를 통해 입주했다는 김모씨는 “화성 동탄신도시보다 싼 가격이고 웃돈도 없다 보니 부담 없이 분양권을 샀다”며 “수도권에서 전용 59㎡를 2억원이 채 안 되는 금액으로 살 수 있는 집이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계약자들을 위해 매매뿐만 아니라 세입자를 구하는 업무도 지원하고 있었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 대림산업에 문의하면 공인중개사 네트워크를 연결해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3단지(1449가구)에서만 올 들어 100건가량의 분양권이 거래됐다.

입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서비스 수준도 개선되고 있다. 정상령 대림산업 현장소장은 “올초부터 입주민과 소통하면서 불편함을 해결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에서도 대규모 입주가 진행 중이다. 기흥역세권 개발로 비슷한 시기에 분양했던 ‘기흥역 센트럴푸르지오’(1498가구) ‘기흥역 파크푸르지오’(944가구) ‘힐스테이트 기흥’(976가구) 등이다. 현재 매매 시세는 분양가 대비 1억원 이상 오른 상태다. 기흥역과 가까워 인기가 높은 힐스테이트 기흥의 전용 84㎡ 분양권은 이달 5억6200만원에 손바뀜했다. 분양가 대비 1억5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시장에는 6억원까지도 호가가 나와 있다. 입주와 잔금 납부를 앞두고 전세로 돌린 물량이 많다 보니 주변 아파트 전셋값이 급락하고 있다.

신갈동 ‘기흥역롯데캐슬스카이’는 지난해만 해도 전용 84㎡의 전셋값이 3억5000만원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2억원 후반에서 3억원 초반대로 떨어졌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전세 물건이 주변에서 워낙 많이 나온 탓도 있고, 새 아파트에 입주하려 해도 집이 안 팔려 전세로 돌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기흥역 파크푸르지오의 입주를 지원하는 피데스개발은 일찌감치 전매를 권했다. 투자보다는 실수요자들이 입주하길 원해서다. 분양 당시에 없었던 옵션을 추가해 시공하기도 했다. 안면인식 출입 시스템과 전기차 충전소 등이 대표적이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R&D연구소장은 “건설회사로서도 입주민이 집주인으로 실거주하는 게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좋다”며 “아파트는 선분양하는 사업이다 보니 입주 시 필요한 부분을 협의해 해결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용인=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