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룡 대구은행장 내정자의 취임이 돌연 연기됐다.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김 내정자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구은행은 1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당초 4일로 예정했던 은행장 선임 관련 임시주주총회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대구은행 이사회는 “조직 안정화를 바라는 김 내정자의 요청과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의혹이 해소되기를 바라는 이사들의 뜻에 따라 임시주총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조속한 시일 안에 이사회를 개최해 새로운 주총 날짜를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내정자의 취임이 연기됨에 따라 당분간 대구은행은 박명흠 행장대행이 계속 이끌게 됐다.

대구은행은 경북 경산시 금고를 유치하면서 담당 공무원 아들을 부정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내정자는 당시 해당 지역 책임자여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김 내정자는 지난달 29일 참고인 신분으로 채용 특혜 의혹에 대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대구은행 노조는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통해 “검찰 수사 결과 발표 후 행장 선임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은행은 이와 관련해 김 내정자가 공무원 아들 응시 사실만 전달했을 뿐 부정채용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김 내정자에게 별 문제가 없다고 내부적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김 내정자의 요청도 있고 해서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된 뒤 은행장 최종 선임 과정을 밟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김순신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