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강산이 한 번은 변해야"…전철 건설에 걸리는 시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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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9호선 4단계 '예타' 통과했지만 갈 길 멀어
십수년씩 걸리기 부지기수…소사~원시선은 20년
십수년씩 걸리기 부지기수…소사~원시선은 20년
9호선 4단계 구간이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최근 통과함에 따라 최대 수혜지역인 강동구 주민들이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오는 10월 말 개통을 앞둔 둔촌동 중앙보훈병원역에서 길동생태공원, 한영고등학교, 고덕역을 경유해 강일동 샘터공원까지 3.8㎞의 구간에 역 4곳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아직 갈길은 멀다. 후속 절차가 많이 남아 있어 실제 개통까진 10년정도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개통까지 20년 가까이 걸린 사업도 있다고 전한다. 전철 건설에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일까.
◆9호선 4단계 완공까지 10년 걸릴 듯
서울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노선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과됐으나 실제 개통까지는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예비타당성 검토 뒤에도 기본계획 수립, 입찰방법 심의, 기본·실시 설계 등 사업 절차가 여섯 단계나 남아서다.
서울시와 철도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각종 심의와 설계 절차 등을 고려하면 9호선 4단계 연장 노선의 최종 개통 시기는 일러야 2028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사업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 사업계획 짠 뒤 기획재정부 산하 KDI 공공투자관리센터가 사업의 경제성·정책성 등을 검토하는 절차다. 전체 과정에서 보면 두 번째에 그친다. 그 뒤엔 기본계획 수립을 거친다. 공사비, 공사기간, 정차역 등을 확정하는 시기다. 이 과정만 최소 1년이 걸린다.
강동구는 지난 27일 “연내 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으나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에나 기본계획 수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서울시는 공사 입찰방법에 관해 국토부 중앙건설심의위원회에서 1년간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이런 과정을 종합하면 착공 시기는 일러야 2022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고 관련 업계는 전망한다.
◆9호선 3단계도 13년 걸려
9호선 3단계도 예비타당성 통과 후 개통까지 13년 걸렸다. 9호선 3단계는 서울 잠실운동장~보훈병원을 잇는 노선(9.2㎞)이다. 강동구 외곽지역 주민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3단계 구간 급행역은 석촌, 올림픽공원, 보훈병원 등 3개역이다. 급행열차를 타면 보훈병원에서 김포공항까지 소요 시간은 50분으로 단축된다.
2005년 10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그 뒤 기본계획 수립까지 2년이 걸렸다. 착공은 예비타당성 통과하고 4년 뒤인 2009년 12월에야 들어갔다. 공사도 순탄치 않았다. 올해 10월께 개통 예정인 이 구간은 8년 반 동안 공사 중이다. 당초 2016년 2월 개통 예정이었으나 싱크홀과 예산 부족 탓에 개통이 2년 8개월 미뤄졌다.
◆20년 걸린 소사~원시선
다음달 16일 개통하는 소사~원시 구간은 경기 부천시 소사동과 안산시 원시동 사이 23.3km를 잇는다. 총 12개 역을 지난다. 신현~시흥시청 구간(1.9km)은 지상을 지나고 나머지 구간은 지하를 통과한다.
20년 전 첫 발걸음을 땠다.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1998년 ‘제1차 수도권 광역교통 5개년 계획’에 반영했다. 2004년 6월 건설 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한 뒤 2008년 이레일주식회사(대우건설 컨소시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당초 광역철도 사업으로 추진됐다. 철도가 경기 부천시·안산시·시흥시를 지나는 탓에 비용 부담을 적게 하려는 지자체 간 눈치 싸움이 거셌다. 그러다 2011년 5월 일반철도 사업으로 전환됐다. 지자체는 재정 부담을 덜었고 사업에는 속도가 붙었다. 광역철도는 지자체가 사업비 25%를 부담하는 반면 일반철도는 정부가 100% 지원한다. 이런 우여곡적을 거쳐 2011년 3월 착공했다.
◆SOC 예산 급감
전철 건설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무엇보다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이다. 2015년 26조원에 달했던 정부의 SOC 예산은 2017년 22조원, 2018년 19조원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확정된 ‘2019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안)’에서 SOC 예산은 17조원 안팎에 그쳤다. 이마저도 신규사업을 최대한 억제하고 완공 위주로만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예산이 계속 줄다보니 1차 관문인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2차 관문인 KDI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도 까다롭다. 이 과정을 거쳐 착공을 한다해도 사업이 늦어지기 일쑤다. 예산이 찔끔찔끔 배정돼 계획보다 공사기간이 늘어나는 일이 다반사다.
돌발 변수도 수시로 발생한다. 9호선 3단계는 싱크홀이 발목을 잡았다. 문화재가 발견돼 공사가 늦어지는 사례도 있다. 암사유적지 문화재 발굴로 공기가 지연된 8호선 연장구간이 대표적인 사례다. 예상치 못한 난공사 구간이 발생해 공사가 늦어지는 사례도 더러 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10년이면 주택 경기가 호황과 침체의 한 사이클을 그린다”며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등 초기 호재만 믿고 성급하게 투자하는 것보단 적절한 조정 타이밍을 기다렸다가 저렴하게 매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9호선 4단계 완공까지 10년 걸릴 듯
서울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노선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과됐으나 실제 개통까지는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예비타당성 검토 뒤에도 기본계획 수립, 입찰방법 심의, 기본·실시 설계 등 사업 절차가 여섯 단계나 남아서다.
서울시와 철도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각종 심의와 설계 절차 등을 고려하면 9호선 4단계 연장 노선의 최종 개통 시기는 일러야 2028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사업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 사업계획 짠 뒤 기획재정부 산하 KDI 공공투자관리센터가 사업의 경제성·정책성 등을 검토하는 절차다. 전체 과정에서 보면 두 번째에 그친다. 그 뒤엔 기본계획 수립을 거친다. 공사비, 공사기간, 정차역 등을 확정하는 시기다. 이 과정만 최소 1년이 걸린다.
강동구는 지난 27일 “연내 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으나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에나 기본계획 수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서울시는 공사 입찰방법에 관해 국토부 중앙건설심의위원회에서 1년간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이런 과정을 종합하면 착공 시기는 일러야 2022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고 관련 업계는 전망한다.
◆9호선 3단계도 13년 걸려
9호선 3단계도 예비타당성 통과 후 개통까지 13년 걸렸다. 9호선 3단계는 서울 잠실운동장~보훈병원을 잇는 노선(9.2㎞)이다. 강동구 외곽지역 주민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3단계 구간 급행역은 석촌, 올림픽공원, 보훈병원 등 3개역이다. 급행열차를 타면 보훈병원에서 김포공항까지 소요 시간은 50분으로 단축된다.
2005년 10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그 뒤 기본계획 수립까지 2년이 걸렸다. 착공은 예비타당성 통과하고 4년 뒤인 2009년 12월에야 들어갔다. 공사도 순탄치 않았다. 올해 10월께 개통 예정인 이 구간은 8년 반 동안 공사 중이다. 당초 2016년 2월 개통 예정이었으나 싱크홀과 예산 부족 탓에 개통이 2년 8개월 미뤄졌다.
◆20년 걸린 소사~원시선
다음달 16일 개통하는 소사~원시 구간은 경기 부천시 소사동과 안산시 원시동 사이 23.3km를 잇는다. 총 12개 역을 지난다. 신현~시흥시청 구간(1.9km)은 지상을 지나고 나머지 구간은 지하를 통과한다.
20년 전 첫 발걸음을 땠다.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1998년 ‘제1차 수도권 광역교통 5개년 계획’에 반영했다. 2004년 6월 건설 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한 뒤 2008년 이레일주식회사(대우건설 컨소시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당초 광역철도 사업으로 추진됐다. 철도가 경기 부천시·안산시·시흥시를 지나는 탓에 비용 부담을 적게 하려는 지자체 간 눈치 싸움이 거셌다. 그러다 2011년 5월 일반철도 사업으로 전환됐다. 지자체는 재정 부담을 덜었고 사업에는 속도가 붙었다. 광역철도는 지자체가 사업비 25%를 부담하는 반면 일반철도는 정부가 100% 지원한다. 이런 우여곡적을 거쳐 2011년 3월 착공했다.
◆SOC 예산 급감
전철 건설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무엇보다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이다. 2015년 26조원에 달했던 정부의 SOC 예산은 2017년 22조원, 2018년 19조원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확정된 ‘2019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안)’에서 SOC 예산은 17조원 안팎에 그쳤다. 이마저도 신규사업을 최대한 억제하고 완공 위주로만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예산이 계속 줄다보니 1차 관문인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2차 관문인 KDI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도 까다롭다. 이 과정을 거쳐 착공을 한다해도 사업이 늦어지기 일쑤다. 예산이 찔끔찔끔 배정돼 계획보다 공사기간이 늘어나는 일이 다반사다.
돌발 변수도 수시로 발생한다. 9호선 3단계는 싱크홀이 발목을 잡았다. 문화재가 발견돼 공사가 늦어지는 사례도 있다. 암사유적지 문화재 발굴로 공기가 지연된 8호선 연장구간이 대표적인 사례다. 예상치 못한 난공사 구간이 발생해 공사가 늦어지는 사례도 더러 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10년이면 주택 경기가 호황과 침체의 한 사이클을 그린다”며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등 초기 호재만 믿고 성급하게 투자하는 것보단 적절한 조정 타이밍을 기다렸다가 저렴하게 매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