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주와 건축사 모두 만족하는 집 짓는 게 목표"
“우리나라에도 자기 집 지어 살고 싶은 사람이 참 많습니다. 문제는 집을 설계해줄 건축사 찾기가 너무 어렵다는 거죠.”

서울 청파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용희 대한건축거래소 대표(사진)는 “인터넷에 검색하면 건축사무소 이름이 뜨지만 어디가 좋은지 알기 어렵고, 몇몇 이름 있는 건축사무소는 아예 개인 주택이나 작은 상가는 취급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가 지난해 건축사인 친형과 함께 온라인으로 건축주와 건축사를 연결해주는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한건축거래소를 창업한 이유다.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지만 학교 졸업 후 잠깐 건축사무소에서 일한 경험이 창업 계기가 됐다. “집을 짓고 싶다며 건축사무소를 찾아온 사람이 많았는데, 다들 건축사 찾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했어요. 아버지도 외할머니가 살던 시골집을 고쳐 살려고 했을 때 건축사를 찾아 공사를 시작하기까지 3~4개월이나 걸렸어요. 집을 짓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알맞은 건축사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죠.”

폐쇄적인 건축계 분위기는 큰 난관이었다. 이 대표는 “많은 건축가가 왜 이런 중개 서비스를 거쳐야 하는지 모르겠다거나, 작가주의를 내세워 파트너 건축사로 참여하길 꺼렸다”고 했다. 어렵게 건축사 7개 팀으로 시작해 지금은 건축사 20개 팀, 시공사 2개 팀을 갖췄다.

건축사가 필요한 업무는 신축뿐만이 아니다. 중축, 리모델링, 용도 변경 등도 반드시 건축사를 거쳐야 한다. 이 회사는 건축주로부터 상담 의뢰를 받으면 먼저 자체적으로 검토해 의뢰인의 예산과 목적에 가장 적합한 건축사를 세 명까지 추천해준다. 그는 “사이트에 건축사 리스트를 올려놓고 알아서 고르라고 하는 건 건축주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며 “정보가 부족한 건축주들은 사이트에 들어와 원하는 분야의 상담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고 소개했다.

사이트를 연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하루 1~2건씩 꾸준히 의뢰가 들어오고 있다. 그는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건축사들이 먼저 파트너 건축사가 되고 싶다는 제의를 해온다”며 “아무나 파트너 건축사로 받아들일 순 없어 직접 사무실로 찾아가 보고 과거 수행한 프로젝트를 살펴보면서 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