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임차료 탓에 롯데가 운영을 포기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새 사업자 선정 절차가 시작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제1여객터미널 DF1(향수·화장품), DF5(피혁·패션), DF8(전 품목) 구역에 대한 신규 사업자 공고를 13일 냈다. 이들 3개 구역은 롯데면세점이 “임차료를 감당할 수 없다”며 위약금을 물고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한 곳이다.

롯데 포기한 인천공항 면세점… 신라·신세계, 입찰경쟁 불붙나
입찰 대상은 롯데가 인천공항에서 운영했던 총 30개 매장 8091㎡ 중 26개 매장 7905㎡이다. 공사 측은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 DF1 구역과 탑승동에 홀로 떨어진 DF8 구역을 묶어서 한 개 사업자가 운영하도록 했다. DF8 구역이 인기가 없어 유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지난해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입찰에서는 일부 구역이 여섯 번이나 유찰되기도 했다. DF5 구역은 기존대로 별도 사업자가 단독으로 운영할 수 있다.

공사는 2여객터미널 개항과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을 감안해 최저보장액 기준을 기존 대비 30~48% 낮춰주기로 했다. 롯데가 사업권을 반납한 것도 최저보장액이 과도하게 높았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롯데는 당초 5년간 4조1400억원을 내기로 했지만, 계약기간을 절반 정도만 채우고 철수를 결정했다.

면세점업계에선 이번 입찰에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격돌할 것으로 예상한다. 입찰 참가 자격이 완화됐기 때문에 새로 면제점을 운영하려는 사업자도 참여가 가능하다. 한 사업자가 3개 구역 모두를 낙찰받을 수도 있다. 기존 사업자인 롯데는 입찰 참여에는 제한이 없지만 중도 철수에 따른 감점 여부가 관건이다. 새 사업자의 계약기간은 5년이다. 면세점 운영 실적과 브랜드 구성 계획 등을 포함한 사업제안 60%, 입찰가격 40% 비중으로 평가한다.

공사가 평가 상위 업체 2곳을 뽑으면 관세청이 최종 낙찰자를 선정한다. 오는 6월 최종 사업자를 정해 롯데가 나가는 7월 초부터 신규 사업자가 영업한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적자를 일부 감수하고서라도 입찰을 따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