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의 수서발(發)고속철도(SRT) 동탄역 인근 아파트와 남동탄 외곽 단지의 시세 차이가 최고 3억7000만원까지 벌어졌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2억~2억5000만원의 격차를 보였으나 SRT역 일대 단지가 두 달 새 1억원 오르면서 격차가 커졌다.

동탄2 'SRT효과'… 역 인근과 외곽 시세차이 3억원
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화성시 아파트는 지난달 0.57% 올랐다. 지난해 11월~올 1월은 하락세를 보였으나 2월(0.01%)부터 상승 반전했다. 오산, 평택, 안성, 용인 처인구 등 연일 하락세였던 경기 남부 지역 중에서 가장 먼저 침체기를 탈출했다. 그동안 화성 아파트는 동탄2신도시의 입주 물량 과잉으로 인해 지난해 8월부터 하락과 강보합을 넘나들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SRT 동탄역 인근의 중심 단지와 남동탄 외곽 단지 시세 차이는 4개월 만에 2억~2억5000만원에서 3억~3억7000만원으로 벌어졌다. SRT 역세권 아파트들이 1~2개월 새 1억원 오르면서다. 동탄역 우측의 시범단지인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 전용면적 84㎡는 올해 초 6억~6억5000만원 선이었으나 지금은 7억~7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9월 입주를 앞둔 오산동의 ‘린스트라우스 더 센트럴’은 지난달 중순 7억5800만원에 실거래됐다. 분양가 대비 3억원의 웃돈이 붙었다.

반면 남동탄 외곽에 있는 B단지 전용 93㎡는 3억8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최고 3억700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1500만원까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매도 물건이 많다. 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장지동의 ‘동탄 자이 파밀리에’ 전용 84㎡는 4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SRT 역세권 단지와 3억원의 격차를 보였다. 동탄신도시 중에서도 SRT 동탄역 주변만 좋아졌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 평가다.

인근 판교, 광교 아파트 상승세를 따라잡기 위해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른 신도시 아파트가 크게 오르자 SRT를 이용해 출퇴근하려는 직장인 매수 수요가 늘었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동심원이 퍼지는 것처럼 동탄역 중심은 1억원, 호수 조망 단지와 시범 단지 바깥쪽은 5000만원, 더 먼 곳은 2000만원 올랐다”며 “SRT역 주변은 입주가 많지 않아 외곽 지역과 같은 동탄2신도시라 하더라도 매매가가 따로 움직인다”고 전했다.

최근 호가가 지나치게 많이 오른 탓에 매수자들은 주춤하는 분위기다. 일부 단지에서는 소유주들이 담합을 통해 호가를 올리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에 따르면 지난 2월 허위 매물 신고가 가장 많은 단지는 동탄2신도시였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