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이 그 나라의 경제발전사를 대변하는 것은 뜻깊고 기억할 만하다. 어제 창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가 그런 경우다. 1960년대 자본·기술·자원·경험이 전무한 나라에서 일관제철소를 세운다고 했을 때 모두 불가능하다고 봤다. 하지만 맨주먹으로 영일만에 제철소를 5년 만에 세워 “하면 된다”는 한국인의 도전정신을 입증했다.

18~19세기 구미(歐美) 산업혁명의 밑바탕에 철강이 있었듯이, 한국의 산업화도 포스코가 출발점이었다. 철강 자급은 조선, 자동차, 건설 등 연관산업의 동반성장으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초석이 됐다. 맨땅에서 출발한 포스코가 50년간 적자 한 번 없이 세계 최고 철강회사로 우뚝 선 것을 해외에서도 경외의 눈으로 본다. 그러나 절로 이뤄진 것은 하나도 없다. 불가능을 가능케 한 ‘제철보국(製鐵報國)’ 의지와 “실패하면 모두 우향우 해 영일만 바다에 빠져죽자”는 ‘우향우 정신’은 지금도 가슴 뭉클하게 한다.

하지만 굴곡도 많았다. 민영화 이후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외풍이 끊이지 않았다. 더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적폐’다. 성숙한 기업에 흔한 조직 관료화도 넘어야 할 과제다. 이미 레드오션이 된 철강 ‘그 이후’에 대한 염려도 적지 않다. 포스코는 인프라(건설, 에너지, ICT 등), 신성장(소재) 분야를 키워 ‘2068년 매출 5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미래비전을 50년 전 초심과 절박함으로 실현해야만 한다.

포스코는 지난 50년이 국민의 ‘땀과 눈물’로 이뤄낸 성과임을 잊어선 안 된다. 앞으로 50년, 더 큰 성취를 이뤄야 할 책무가 구성원 각자에 있다. ‘100년 기업’ 포스코의 새 도전에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