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억원 상당의 당좌수표를 발행한 뒤 부도를 내고 해외로 달아났던 남성이 22년 만에 검거됐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부정수표 단속법 위반 혐의로 박모씨(66)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박씨는 1990년부터 4년간 부산 해운대구에서 노래반주기기 생산업을 하면서 대금 지급능력이 없으면서도 자재상에 16억5000만원 상당의 당좌수표를 건넨 뒤 부도처리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재상들은 박씨가 준 당좌수표를 들고 수개월 뒤 은행을 찾아갔으나 박씨의 계좌엔 돈이 없어 대금을 받지 못했다.

박씨는 이후 지명수배를 피해 중국과 베트남에서 22년간 불법체류를 하며 도피생활을 했다. 현행법상 부정수표 단속법의 공소시효는 5년이다. 하지만 박씨가 해외에 머물렀던 기간엔 공소시효가 정지됨에 따라 22년 전 혐의가 인정됐다.

그는 최근 건강이 악화돼 치료를 위해 국내로 들어오다 수사기관에 입국 사실이 통보된 탓에 공항에서 붙잡혔다. 특정된 피의자는 이미 항공권을 구매하는 시점에서 출입국 사실이 수사기관에 공유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