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가격 급등락이 국내 경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외국계 증권사의 경고가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24일 ‘가상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한국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2월 이후 50%나 떨어진 가상화폐의 가격 변동성은 한국 소비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 규제와 투자자들의 대응으로 가상화폐 가격의 추가적인 급등락이 단시간에 일어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한국 경제에 영향을 끼치는 범위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전체 노동 인구의 7%에 해당하는 약 200만 명이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다. 세계에서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현재 한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가상화폐는 총 720억달러(약 77조원)로 전체 가상화폐 규모의 약 14%에 해당한다. 50%에 달하는 가격 급등락이 일어날 경우 전체 가상화폐 금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360억달러(약 38조5000억원)의 자산 변동이 생기기 때문에 한국 투자자의 소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골드만삭스는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가상화폐 채굴에 이용되는 메모리칩 주요 생산국이 한국인 점도 주목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메모리칩의 지배적 생산국”이라며 “최근 가상화폐 거래가 활성화된 데 따른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한국 금융당국의 정책도 이 같은 변동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가상화폐가 합법적인 수단으로 채택될 수 없다고 했으며 금융당국도 가상화폐 시장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며 “실명거래 시스템 등 엄격한 규제를 준수하지 않는 가상화폐 거래는 중단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