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의 새해 부동산시장 전망도 전문가들과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 ‘서울 강세’ ‘재건축·재개발 대상 주택 인기’ 등을 예상했다. 한국경제신문과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가 금융자산 보유액 3억원이 넘는 신한은행 고객 15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지난해 나온 ‘8·2 부동산 대책’으로 올해 대출 세금 등의 규제가 속속 시행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자산가는 부동산 보유 비중을 높이겠다고 답했다. 자산가의 51.9%가 올해 부동산을 신규 매입할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보유 주택을 일부 매각해 부동산 보유 비중을 낮추겠다는 자산가는 13.5%에 그쳤다.

자산가 대부분이 올해 서울 집값을 낙관했다. 서울 부동산 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응답자의 총 60.9%를 차지했다. 9%만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답했다. ‘똘똘한 한 채’ 투자 경향이 확산되면서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 투자 심리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2.1%가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 시장 하락세를 점쳤다.

투자 선호지역을 묻는 질문에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를 꼽은 이들이 84%를 차지했다. 용산·영등포 등 서울 한강변(19.2%), 마포·성수 등 서울 강북권(14.1%)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 중 3.8%만이 수도권과 세종시, 혁신도시 등을 투자처로 골랐다.

유망 투자 종목으로는 61.5%가 재건축·재개발 주택을 꼽았다. 응답자 중 20.5%는 상가와 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 상업시설에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토지(16%), 일반 주택(9%), 오피스텔 등 수익형 주택(1.9%)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 중 집을 여러 채 소유한 다주택자는 임대사업자 등록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보유 주택 운용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다주택자(106명)의 42%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보유하겠다”고 답했다.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겠다는 다주택자는 27.1%였다. 일부를 매각하겠다는 응답자는 24.2%였다. 다주택자 중 6.5%는 일부를 증여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비록 자산가들이 내년 부동산시장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기는 하지만 금리 상승, 정부규제 강화, 전셋값 안정 등 악재도 쌓이고 있는 만큼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