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돈 그린폴리머 대표가 천안공장에서 생산한 플라스틱 펠릿을 들고 생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강태우 기자
김윤돈 그린폴리머 대표가 천안공장에서 생산한 플라스틱 펠릿을 들고 생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강태우 기자
충남 천안시에서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는 그린폴리머(대표 김윤돈)는 지난해 11월 3억원을 들여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24시간 쉬지 않고 공장을 돌리다 보니 품질에 문제가 발생해서다. 직원들이 2조 2교대로 열두 시간씩 일하는 구조여서 주말과 휴일에는 생산라인을 멈춰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 김윤돈 대표는 “직원이 첨가제와 원료를 투입하는 방식에서 자동화 시스템으로 전환한 뒤 불량률이 80% 이상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자동차 내외장재와 가전·가구, 전자제품에 있는 플라스틱 원재료를 생산한다. 올해 13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스마트 팩토리 구축과 함께 20억원을 들여 압출기와 자동제어기기를 증설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생산량은 월 1200t에서 3000t으로 2.5배 증가했다. 신규 인력도 20명을 더 채용해 휴일 없이 가동한다.

지난달에는 CM코리아와 공동으로 디지털프린터에 사용하는 코팅용·매트 필름 소재를 개발했다. 잡지, 포장재 등에 쓰이는 필름에 접착제를 입히는 화학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돼 친환경적이다. 김은돈 부사장은 “생산 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고 기존 필름보다 접착력이 우수하다”며 “내년부터 매출 100억원을 목표로 코팅용·매트 필름 소재 생산에 나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13년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했다.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석·박사 출신 연구원 11명을 채용했다. 연구소는 신소재 개발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한국화학연구원과 25억원 규모의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선문대 등 지역 대학 산학협력단과 협약을 맺는 등 우수 인재 고용환경도 마련했다.

이 회사는 1996년 경기 고양시에서 플라스틱 재활용사업으로 시작한 창업 초기 연매출 1억3000만원을 올렸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플라스틱 원료가 급등해 창업 5년 만에 4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02년 자동차부품 공장에 투자했다가 자금압박 등으로 4년 만에 폐업하는 아픔도 겪었다. 김 대표는 “폐업 후 플라스틱 재활용사업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뒤 2012년 천안공장을 신축했다”며 “2019년 50억원을 투자해 플라스틱 신소재 개발과 클린룸 생산시설을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