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최초 LG그룹 임원이 된 이 남자
주즈융 광학소재 생산 담당
대형 편광판 생산효율 극대화
일본 경쟁업체와 격차 크게 벌려
12일 한국을 찾은 주 상무는 “좋은 팀원을 만나 유지경성(有志竟成: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일은 반드시 성취된다)의 자세로 일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겸손해 했다. 편광판은 LCD패널의 핵심 소재 중 하나로, 백라이트에서 나온 빛을 한 방향으로 투과시키고 다른 방향의 빛은 차단해주는 역할을 하는 광학필름이다.
LG화학은 경쟁회사보다 얇은 제품을 생산하고, 선명한 화질을 구현해 대형 편광판 분야 세계 1위다. 주 상무는 남경 법인 초기 안정화에 기여하고, 공장 생산성을 향상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일본 등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생산성 향상 비결을 묻자 강한 목표의식과 실행력을 꼽았다. 남경법인은 후공정 공장을 먼저 건립한 뒤 전공정 공장을 세웠다. 2011년 남경법인 전공정 설립 초기 단체 워크숍을 할 때였다. 사업부장이 생산 목표를 제시하자 주 상무는 “거기에 20%를 더 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후 중국법인 최초로 한국 본부에 기술 및 현장직 멘토링을 신청해 본사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전수했다. 이미 설립된 후공정 부문에서 약 10년간 근무한 남경법인의 핵심 인재들을 전공정에 배치했다. 전공정과 후공정 전체 흐름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너지가 났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자신의 생산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LG화학은 편광판 분야에서 중국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LCD패널시장의 성장률은 연평균 5% 수준이다. 중국 시장은 30%의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패널기업의 누적 투자 규모는 약 83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시장이 급성장하고 수입관세율이 하락하면서 현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주 상무는 “지금까진 소량의 제품군을 대량생산하는 데 치중했지만 이젠 소비자가 요구하는 다양한 제품을 조금씩 생산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기술력을 더 높여 소비자 요구에 탄력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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