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디지털슈퍼맨
이병곤 디지털슈퍼맨(Digital Superman) 대표. / 사진=조아라 기자
이병곤 디지털슈퍼맨(Digital Superman) 대표. / 사진=조아라 기자
"저희요? 비누만 팔지 않습니다. 화장품 브랜드 외에도 의류 브랜드 온라인 유통을 담당하기도 하고요, 셀프 웨딩 플랫폼도 있습니다. 각기 다른 세 가지 사업 부문을 기반으로 온라인 유통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에코시스템 빌딩 파트너(Digital Ecosystem Building Partner)'가 저희 회사 모토 입니다."

지난 11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병곤 디지털슈퍼맨(Digital Superman) 대표는 "제조 기반·유통·온라인 플랫폼을 다 갖춘 기업이 모바일 시장에서 강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아직 태동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삼성물산(구 제일모직)에서 20년 가까이 패션부문 영업전략과 온라인 마케팅 등에 주력했다. 모바일 시장 및 셀프웨딩의 성장 가능성에 눈을 떠 2014년 디지털슈퍼맨을 창업했다. 직원이 20명도 채 되지 않은 기업이지만 지난해 매출 1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중소기업이 모바일 시장에서 강자가 되려면 제조 기반·유통·온라인 플랫폼 등을 다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순수 제조기업은 온라인 유통이 취약하고, 플랫폼 스타트업은 제조 기반이 없거나 자금난에 허덕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세가지 부문을 유연하게 실행하고자 회사 이름을 '디지털슈퍼맨'이라고 지었지요."
[하이서울브랜드기업 포커스]비누파는 스타트업…'디지털슈퍼맨'을 아시나요?
디지털슈퍼맨(Digital Superman) 로고. / 사진=조아라 기자
디지털슈퍼맨(Digital Superman) 로고. / 사진=조아라 기자
디지털슈퍼맨의 주수입은 화장품 부문에서 나온다. 초기 셀프 웨딩 플랫폼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당장 수익이 나기 힘들어 운영비 마련 차원에서 비누를 팔기 시작했다. 온라인 마케팅 과정에서 보고 들은 아이디어를 살려 친환경 비누 '브레스킨'를 작년 2월 론칭했다.

"마케팅 강점을 살려 남성, 여성, 유아용 등 총 4종의 비누를 시작으로 상품 구성을 했습니다. 특히 유아용세탁 비누는 장기적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해 기획한 상품입니다. 비누는 생필품으로 재구매가 용이하고 중국 수출시 위생허가에 자유로운 측면이 있죠."

그가 출시한 브레스킨은 HIP'S(힙스) 약국체인점에 판매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독소를 빼주는 '천연 수제비누'으로 입소문이 났다. 비누를 직접 얼굴에 문질러 사용하는 독특한 사용법도 눈길을 끌었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 판매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온라인 면세점에도 입점됐다.

유명세를 타면서 작년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중소기업 유망제품 지원사업인 'HIT 500'에 선정됐다. 올해는 서울산업진흥원(SBA)으로부터 '하이서울 브랜드 기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이서울브랜드기업 포커스]비누파는 스타트업…'디지털슈퍼맨'을 아시나요?
새로 출시될 브레스킨 스틱 형태. / 사진=조아라 기자
새로 출시될 브레스킨 스틱 형태. / 사진=조아라 기자
"해외 진출 등을 생각하고 있어 해외 무역 전시회에 다수 참여하고 있습니다. SBA의 하이서울 브랜드 기업에 선정되면 통역비, 부스비 등 각종 혜택이 지원됩니다. 적극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이 대표는 내년 3월을 목표로 마스크팩 등 화장품 제품라인을 15종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기존 비누형태로 출시한 브레스킨을 사용하기 쉬운 스틱 형식으로 만들고, 제주 해양식물을 원료로 하는 마스크팩 5종을 신규 출시한다. 또한 마스크팩 성분을 담은 비누 5종 역시 추가로 선보인다. 중국 시장을 적극 두드리겠다는 포부다. 내년 예상 매출액은 100억원에 달한다.

매출이 늘고 회사 규모가 커지자 이 대표는 2주전 회사를 상암동으로 옮겼다. 열악할 수 있는 스타트업 근무환경을 고려해 자비로 모든 인테리어 공사를 마쳤다.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어 모든 직원에게 해외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교육 차원의 출장을 보내기도 한다. 제조·유통·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 파트가 있는 만큼 신입 업무 역량을 최대한 키울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뚝심'과 '근성'이 인재상인 셈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급여가 적을 수 있지만 능력에 따라 승진이 빠르고, 금세 고연봉자가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온·오프라인 등 여러 사업 파트를 경험하면서 멀티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요. 저절로 몸값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하이서울브랜드기업 포커스]비누파는 스타트업…'디지털슈퍼맨'을 아시나요?
브레스킨 유아용 비누. / 사진=조아라 기자
브레스킨 유아용 비누. / 사진=조아라 기자
이 대표는 일단 화장품 부문에서 내년 중국 진출 등을 기반으로 재원을 마련한 뒤 셀프 웨딩 플랫폼 사업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최근 '나만의 웨딩'을 꿈꾸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셀프 웨딩 시장 성장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객단가 규모가 큰 점도 수익에 긍정적이란 판단이다.

콘텐츠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한 신규 웨딩 플랫폼 역시 기획 중이다. 기존 온라인 유통 대행업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디지털슈퍼맨은 아가방앤컴퍼니, 컨버스 등 국내 브랜드 온라인 유통을 맡아 일매출 1억원, 3시간 만에 1000족 완판 등 성과를 내기도 했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사업 영역이 넒다 보니 헷갈릴 수도 있을 텐데요. 디지털슈퍼맨이 제조·유통·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 나가는 새로운 온라인 생태계,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봐 주세요.(웃음)"

◆ 하이서울 브랜드란
[하이서울브랜드기업 포커스]비누파는 스타트업…'디지털슈퍼맨'을 아시나요?

서울시와 SBA가 서울 소재 우수 중소기업에 부여하는 공동 브랜드. 서울시 홍보 슬로건 ‘하이 서울(Hi Seoul)’을 활용해 만들었다. 세계 10대 도시 서울의 브랜드 파워를 십분 활용하자는 취지다. SBA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 사업성과 기술성을 보유한 혁신형 중소기업에 브랜드 사용 권한을 주고, 다양한 마케팅 지원으로 이들 기업의 국내외 판로 개척을 돕고 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