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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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건설은 지난 8월 말 베트남에서 부동산 투자와 운영사업을 하기 위해 현지 법인(우미비나)을 설립했다. 학교 건립 같은 공익사업을 하거나 현지 금융기관과 공동으로 호텔 신축 등 투자사업을 할 예정이다.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은 “1호 사업으로 베트남 다낭 등 관광지에 들어설 리조트에 투자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건설회사와 부동산개발회사(디벨로퍼)들이 해외 부동산시장 개척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대책이 이어지면서 내년 이후 주택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어서다. 개발 잠재력이 큰 시장을 선점하고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한 포석도 있다는 분석이다.
동남아 공략하는 건설사·디벨로퍼
◆해외 부동산 개발·투자 나서

대우건설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개발사업 조감도
대우건설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개발사업 조감도
중소 시공·개발회사인 GL건설은 최근 캄보디아 프놈펜 한 중심가에 오피스빌딩을 지을 수 있는 땅을 매입했다. 지상25층, 연면적 1만2000㎡ 규모의 빌딩을 세울 예정이다. GL건설은 지방 중소도시에서 200가구 안팎의 아파트를 주로 분양했다.

부영은 지난 6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처음 해외 주택 공급에 나섰다. 모라오신도시에 10개 동, 3482가구(전용 73~108㎡)를 짓는 사업으로, 1차로 756가구를 분양했다.

요진건설은 미얀마 수도 양곤 틸라와산업단지에 연생산 100만t 규모의 시멘트공장을 짓고 있다. 개발 인프라(SOC) 수요 증대 등 미얀마의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디벨로퍼들도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국내 대표 디벨로퍼인 엠디엠(MDM)은 글로벌 부동산자산운용사인 거캐피털과 손잡고 미국을 비롯한 해외 부동산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계열사인 한국자산에셋운용이 거캐피털의 미국 밸류애드 부동산펀드에 투자하는 해외 펀드를 설정했다. 롯데그룹 계열사 부동산개발회사인 롯데자산개발은 최근 인도네시아 국영 건설회사인 인도네시아 주택공사(PT PP)와 ‘인도네시아 부동산 복합개발 공동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두 회사는 인도네시아에서 부동산 개발 관련 신규 사업 발굴 및 추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미래인 빌더스개발 HMG 등 국내 주요 디벨로퍼도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신도시 수출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하노이에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 개발사업’(THT프로젝트)을 진행하고 있다. 빌라 363가구는 분양 중이고, 내년에 아파트 603가구와 상가를 착공할 예정이다. 매출 21억8000만달러에 추정 수익이 6억달러 남짓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건설은 이라크에서 비스마야 신도시를 건설 중이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에 약 10만 가구의 주택 및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사업 다각화 나서

부영 하노이 신도시 아파트 단지 조감도
부영 하노이 신도시 아파트 단지 조감도
국내 건설·디벨로퍼업계가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것은 앞으로 국내 부동산 경기가 조정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아파트 개발 위주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필요성도 느끼고 있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호황기에 벌어들인 돈이 넉넉해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주요 진출 지역은 베트남 등 동남아다. 대형 건설사는 직접 공사까지 맡지만 중견 업체와 디벨로퍼들은 투자와 개발 쪽에 관심이 더 높다. 이들 업체는 과거와 달리 신중한 접근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1990년대 중·후반과 2000년대 중·후반 해외 부동산개발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이 고배를 마신 데다 국내와 달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한 개발이나 단기 분양수익 확보 등이 쉽지 않아서다.

한 개발회사 관계자는 “우림건설 등 수많은 중견 건설사와 부동산개발회사가 해외 개발사업에 발목이 잡혀 어려움을 겪었다”며 “국내와는 개발 및 투자 환경이 크게 다른 만큼 현지 네트워크부터 구축하는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