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 재건축 수주 과정에서 GS건설이 폭로한 롯데건설 불법행위 여부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국토부 관계자는 16일 “(GS건설이) 수사 의뢰를 한다고 밝혔으니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불법행위) 증거가 명백한 만큼 GS건설이 수사를 의뢰하지 않으면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자체 의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한신4지구 조합원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된 GS건설은 수주 경쟁 과정에서 롯데건설이 금품 살포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관련 증거를 공개했다. GS건설은 자체 신고센터를 마련해 이들 증거를 확보했다. 50만~100만원어치 현금 봉투, 상품권 봉투, 60만원 상당 무선청소기, 핸드백, 가방, 벨트 등 25건에 달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이런 금품을 주고받거나 알선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서초구청 등)지자체에 관련 증거를 제공해 조사 및 수사에 협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롯데건설은 악의적 비방이라는 주장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해당 증거는 근거가 없다”며 “명예훼손 등 법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오히려 GS건설은 클린선거를 표방하면서도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이달 재건축 등 수주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저지른 건설업체의 시공권을 박탈하고 일정 기간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정비사업 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이를 명시해 개정안을 의원입법 형식으로 발의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13일 서울시, 업계 등과 실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