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난 후 4분기부터는 약달러 환경이 이어질 겁니다. 투자 자금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들어오면서 국내 증시도 상반기처럼 좋아질 것으로 봅니다. 현재 증시의 가장 큰 변수인 대북 리스크의 경우 결국 완화될 겁니다. 다만 언제 완화될지가 관건입니다."

앙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5일 추석 연휴 이후 국내 증시가 살아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내년까지 약달러 환경이 지속하면서 정보기술(IT), 반도체가 주식 시장을 이끌 것으로 판단했다.

"추석 이후 국내 증시 살아날 것"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사진=한경DB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사진=한경DB
올 상반기 고공행진 하던 국내 증시는 3분기 들어 주춤하기 시작했다. 대북 리스크가 두드러질 때마다 증시가 조정을 받았다. 여기에 역대 최장 기간이라는 추석 연휴까지 겹치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다.

양 센터장은 이런 상황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약달러, 기업 실적 성장 등 상반기 국내 증시의 상승을 뒷받침했던 환경이 또다시 펼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미국 금리 인상은 완만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 인상을 서두르려고 한다"며 "이렇게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엔화 강세, 달러 약세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을 중심으로 신흥국 경기가 좋아지는 것 역시 약달러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달러 약세가 나타나면 통상적으로 투자 자금은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흘러간다. 신흥국에 속해있는 국내 증시도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국내 증시가 다른 시장에 비해 주가가 할인된 만큼 상승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 센터장은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로 선진국 시장 평균의 50%, 신흥국 시장 평균의 70%에 그친다"며 "기업 실적도 좋은 데다 수출 지표도 개선되고, 배당 성향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증시 변수 '대북 리스크'

문제는 대북 리스크다. 3분기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은 것은 대북 리스크가 계속해서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양 센터장은 "대북 리스크와 같은 문제는 언제 완화될지 예측하기는 힘들다"면서도 "그러나 전쟁으로 가지 않는 이상 대북 리스크는 언젠가 해소되기 마련"이라고 했다.

만약 4분기에 대북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된다면 국내 증시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다.

양 센터장은 "추석 연휴 이전에 국내 증시가 변동성을 보인 것은 연휴 전 '팔자' 심리와 대북 리스크가 겹쳤기 때문"이라며 "긴 연휴가 끝난 이후에는 일반적으로 '사자' 심리가 회복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끌어주고, 소재 주 밀어주고

추석 연휴 이후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약달러 환경이 지속하는 만큼 전략적으로 주식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양 센터장은 "올해 코스피 지수는 2500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며 "올 하반기에도 반도체가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T, 반도체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정책과 관련해서 금융주(株)도 상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양 센터장은 "신흥국 경기가 좋아지면서 소재주도 오를 것"이라며 "하반기는 반도체주가 증시를 이끌고, 금융주와 소재주가 뒤에서 밀어주는 모양새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주목해야 할 종목으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은행주, LG화학, 포스코, 현대제철 등을 제시했다.

양 센터장은 "내년까지 약달러 환경이 지속할 것"이라며 "코스피 예상 지수 상단을 2800으로 본다"고 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