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비 5억원 무이자 융자는 문제 없고, 그 이자에 상응하는 7천만원 이사비 지원은 안된다?' 국토교통부가 21일 발표한 서울 반포 주공1단지 이사비 지원 논란에 대한 법률 검토 결과를 놓고 일부에서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토부는 이 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 중인 현대건설이 조합 측에 제시한 '이사비 7천만원'을 문제 삼았다.
이 금액이 사회 통념상의 '이사비' 범주를 넘어서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 의사를 표시할 수 없다"는 도시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11조 5항에 위배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국토부는 수일 간 법률 검토를 거쳐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건설사가 이사비 명목으로 제시한 금액 중 사회 통념상 이사비를 초과한 부분은 '이사 지원'이 목적이 아니라 사실상 '시공사 선정'을 목적으로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려는 행위에 해당해 위법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러면서 "7천만원의 현금 이사비는 누가 봐도 순수한 이사비로 볼 수 없는 과도한 금액"이라며 "이에 대한 시정 명령을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이번 법률 검토를 시공사가 조합 측에 제시한 사업조건 가운데 과다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7천만원 이사비'에 대해서만 진행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이 조합 측에 제시한 이사비 지급 조건은 '5억원 무이자 대출' 또는 '7천만원 이사비 지급' 이다.
현금 5억원을 입주 때까지 공짜로 빌려주거나, 이 돈이 필요없는 사람에 대해선 그 이자에 상응하는 7천만원의 이사비를 현금으로 보전해줄테니 조합원이 '선택'하라는 것이다.
현대건설의 신용도를 감안해 가구당 5억원의 자금을 연 2.7%로 조달할 경우, 1년 이자비는 연 1천340만원이다.
이를 조합원 이주 및 공사 기간을 감안해 약 4년간 빌려준다고 보면 5천400만원의 이자가 발생한다.
현대건설이 무이자 대출 대신 이사비 7천만원을 지급할 경우 조합원이 기타소득세 22%와 주민세 2.2% 등을 제외하고 가구당 실제 지급되는 돈(5천400만원)과 맞아떨어진다.
일반적으로 이주 시점에 조합원들의 전세자금 용도 등으로 빌려주는 통상 '이주비'도 조합원들이 대출을 받아가지 않는 경우에는 대출 이자 만큼 관리처분계획 때 분양대금에서 삭감해주는 등의 방식으로 보전을 해준다.
대출을 받아간 사람들로 인해 발생하는 은행 이자를 조합의 사업비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대출을 받아가지 않은 조합원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반포 주공1단지에 총 권리가액의 40∼60%에 이르는 이주비 대출을 제시했다.
건설업계는 이번에 건설사가 보게 되는 대출 이자 손실을 대신해 '현금 7천만원'을 이사비로 제공키로 한 것이 문제가 된다면 '무이자 5억원 대출'도 이사비 명목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이어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국토부는 '이사비 7천만원'에 대해서만 문제를 삼고 '무이자 이사비 5억원'에 대해서는 법률 검토도 하지 않았다.
이 문제를 지적하자 국토부는 뒤늦게 "이번 법률 검토 대상은 아니었지만 이사비로 제시한 무이자 대출 5억원도 '과도한 이사비'에 포함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앞으로 서울시 등 지자체 협의에 따라 현대건설이 제시한 '무이자 대출 5억원'도 제외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정부가 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건설사 측이 제시한 입찰 조건을 놓고 법률 검토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업권을 따내려고 민간 업체들의 벌이는 수주전에 정부가 개입한 것부터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법률 위반이나 시장 교란 행위 등을 적발해 시정 조치를 내리는 것은 조합원이나 계약자 보호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사업권을 놓고 벌이는 업체의 영업전략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도 문제는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시공사 선정을 마친 부산의 한 재건축 단지 입찰에 참여한 대형 건설사는 조합원들에게 3천만원의 이사비를 공짜로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3천만원 이사비도 '사회 통념상' 이사비 범주를 넘어설 수 있는 것인데 정부는 이들 단지에 대해선 시정명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한 건설회사 관계자는 "이런 식이면 앞으로 재건축 수주전에서 많은 상호 비방과 민원이 제기될테고, 정부가 모든 사업 조건을 하나하나 비교해 시시비비를 가려줘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대형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가운데 ‘잠실주공5단지’와 함께 잠실 주요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잠실우성 1·2·3차’가 오는 4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다.지난해 첫 입찰부터 참여한 GS건설에 더해 삼성물산도 수주에 뛰어들지 주목된다. 두 건설사가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두고 맞붙는 건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 이후 10년 만이다. 2015년 수주 당시 승자는 GS건설이었다. 무지개아파트는 2021년 사업이 마무리돼 지금은 ‘서초그랑자이’로 탈바꿈했다. 사업 규모만 1.6조원잠실우성 1·2·3차는 1981년 입주를 시작해 준공된 지 약 45년이 지났다. 최고 15층, 1842가구 규모의 단지다. 재건축이 마무리되면 지하 4층~지상 49층, 2860가구 아파트로 거듭날 예정이다.지난해 9월 시공사 선정 때는 GS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다. 이후 조합은 공사비를 3.3㎡당 920만원으로 정하고, 입찰 공고를 다시 냈다. 첫 공고 때보다 공사비가 3.3㎡당 30만원 올랐다.이번 입찰 때는 삼성물산도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단지 인근 버스 정류장에 삼성물산의 주택 브랜드인 래미안 광고를 붙이는 등 수주 의사를 적극적으로 보였다. 올 1월 삼성물산이 재건축 최대어인 ‘한남4구역’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을 이긴 점도 변수다.공사원가 상승 등의 이유로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두 대형사가 잠실 1·2·3차 재건축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건 강남권 단지인 데다 비교적 사업성이 좋기 때문이다. 이 사업의 총공사비는 약 1조6000억원에 달한다.잠실 1·2·3차는 준공 40년이
일산은 1990년대 조성된 1기 신도시의 하나죠. 넓고 아름다운 호수공원을 품은 살기 좋은 도시입니다. 하지만 기업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인구 고령화, 내수 침체, 온라인 쇼핑의 확산 등이 겹치면서 상권이 갈수록 흔들리고 있습니다. 웨스턴돔부터 라페스타, 그랜드백화점 일산점, 일산 가로수길, 원마운트까지…. 한경 기자와 PD가 함께 하는 '한코마 유람단'이 찾아가 봤습니다.기획·진행 임현우 기자촬영 이종석·임성현 PD편집 이종석 PD디자인 박주형 디자이너▶유튜브 '한경코리아마켓' 채널에서 더 다양한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한동안 주택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삼성물산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거침없는 수주 랠리를 펼치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을 등에 업고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기존 강자를 압박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정비사업 수주 목표를 작년보다 35% 늘어난 5조원으로 잡았다. ‘왕의 귀환’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수주전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뒤늦게 입찰에 뛰어들어 과열 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비사업 수주액 벌써 3조원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최근 서울 송파구 방이동 대림가락 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기존 480가구를 헐고 새로 지하 3층~지상 35층 9개 동, 867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4544억원이다. 지난달 17일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차 재건축의 시공사 우선협상자가 됐다. 다음달 조합원 총회를 거쳐 시공사로 확정된다. 공사비는 1조310억원이다. 지난 1월 수주한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1조5695억원)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큰 사업지다. 연초부터 확보한 정비사업 수주액은 3조549억원으로, 지난해 수주액(3조6398억원)과 맞먹는다.삼성물산은 2000년 래미안으로 아파트에 브랜드를 도입한 건설사다. 2015년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래미안 원베일리) 수주 이후 5년 동안 자취를 감췄다. 2020년 복귀해 신반포15차(래미안 원펜타스), 반포주공1단지 3주구(래미안 트리니원) 사업을 잇달아 따냈지만 이후 주택 사업 수주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였다.태도가 바뀐 건 공격적으로 시공사 선정 경쟁에 뛰어든 작년부터다. 리모델링과 지방 사업장까지 눈독 들이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