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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어머니 많다…기재부에 맡겨달라" 김동연의 소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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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재부 공무원들의 비명
    청와대 경제보좌관·일자리위원회 등 여러 수석실서 사전 업무보고 요구
    수시로 "이거 넣어라" "저거 빼라"
    김 부총리 역점 둔 '혁신 성장안', "담당부처 아닌데 왜 보고하냐"

    다른 경제부처들도 불만
    "현안보고 위해 청와대 가면 4~5곳 들러 똑같은 보고"
    여당까지 가세 갖가지 간섭
    "시어머니 많다…기재부에 맡겨달라" 김동연의 소신발언
    지난달 25일 기획재정부의 대통령 업무보고가 열린 세종컨벤션센터 회의장. 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해 김현철 경제보좌관, 홍장표 경제수석, 반장식 일자리수석, 박종규 재정기획관 등 청와대 정책라인 참모들이 배석했다.

    회의가 중반으로 접어들 무렵,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발언 도중 갑자기 “시어머니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업무보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여러 수석실로부터 중복 지시를 받은 것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은 것이다.

    김 부총리는 그러면서 “(경제 컨트롤타워를 맡은 기재부에) 믿고 맡겨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 발언에 청와대 참모들의 표정이 굳어지며 회의 분위기가 차가워졌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문 대통령도 김 부총리 발언에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부총리 발언에 대해 일각에선 ‘단순한 고충 토로’ 차원이 아니라 그동안 정책 추진과정에서 쌓인 불만을 표출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와 기재부 복수의 관계자 얘기를 종합하면 기재부 업무보고 전 각 수석실은 물론 경제보좌관실, 일자리위원회 등 대통령 직속위원회까지 가세해 기재부에 별도의 사전 보고를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이걸 넣어달라’ ‘저걸 빼달라’는 식의 요청이나 지시를 수시로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부총리가 역점을 두고 추진키로 한 혁신성장 방안에 대해 이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가 왜 혁신성장 방안을 보고하느냐. 담당 부처가 아니다’는 취지의 반론이 이곳저곳에서 제기됐다고 한다. 김 부총리의 혁신성장 방안이 문 대통령의 소득주도 성장을 희석시킬 것을 우려한 청와대의 견제라는 것이 관가의 분석이다.

    “시어머니가 너무 많다”는 불만은 기재부뿐 아니라 다른 경제부처에서도 나온다. 새 정부가 청와대 정책라인을 복잡하게 구성해 놓으면서 주요 경제부처들은 하나의 안건을 보고하려면 장하성 정책실장은 기본이고 홍 경제수석, 김 경제보좌관 등 경제라인뿐만 아니라 부동산과 복지와 관련해서는 김수현 사회수석에게까지 보고해야 한다.

    여기에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일자리위원회(이용섭 부위원장)와 정책기획위원회(정해구 위원장)까지 합치면 ‘시어머니’가 7~8명은 된다는 지적이다. 이르면 이달 대통령 직속으로 신설될 예정인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또 하나의 시어머니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 경제부처 과장은 “경제 현안을 보고하기 위해 청와대에 가면 4~5곳을 들러 똑같은 내용을 따로 보고해야 한다”며 “기존에는 경제수석실 한곳에 20분 정도만 보고하면 됐는데 이제는 한 시간 이상 걸리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정책 방향이 여당 개입으로 막판에 뒤바뀌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공무원들의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 부총리의 불가 방침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법인세·소득세 증세가 결정된 과정이 대표적이다.

    김 부총리는 결국 뒤늦게 “국민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주지 못해 유감스럽다”고 해명해야 했다. 민주당에서 최근 보유세 인상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김 부총리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투기 억제를 위한 보유세 인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도 ‘이번에는 여당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미현/김일규/임도원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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