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정례브리핑…"러-중 제안 로드맵 기초한 조건없는 대화 필요"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또다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했지만, 대북 제재가 필요한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는 만큼 정치-외교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31일(현지시간) 거듭 주장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반도 사태와 관련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또 다른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하면서도 "대립하는 측 모두에 자제와 책임 있는 행동, 도발적 수사와 행동 자제 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힘의 경쟁은 해당 지역을 전쟁의 위기로 몰고 갈 뿐"이라고 경고했다.

자하로바는 "현재로썬 러시아와 중국만이 한반도 문제의 종합적인 정치·외교적 해결을 위한 실질적 제안을 내놓았다"고 주장하면서 "다시 한 번 모든 당사국이 러-중이 제안한 로드맵에 기초해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즉각 착수하길 호소한다"고 주문했다.

자하로바는 '북한의 행동이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인정하면서 대북 제재에 반대하는 러시아의 입장은 모순된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유감스럽게도 그것(대북제재)은 필요한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고 있다"면서 "제재의 나사를 조이거나 안보리 결의에 더해 독자적 노선을 추진하며 일방적으로 제재를 가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재 압박만으로 상황을 진전시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우리는 이를 보고 있다"면서 "압박은 우리가 모두 지향하는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역설했다.

그러면서 "정치-외교적 해결의 길을 갈 필요가 있으며 이는 제재 정책뿐 아니라 협상과 회담, 대화 등을 상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 상의 금지 규정을 무시하면서 지난 26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데 이어 29일 또다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일본 상공 위로 쏘는 위험한 도발을 감행했음에도 대북 추가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전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제재 압박의 추가적 강화가 비생산적이고 위험하다고 간주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한반도 위기 사태와 관련 미국과 북한이 자칫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도발을 중단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함께 제안한 '쌍중단(북한의 핵실험·탄도미사일 발사와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 이행을 통해 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해 왔다.
러 외무부 "대북 제재 필요한 결과 못 가져다줘…대화해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