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졸음운전 사고, 기술로 예방한다
지난 7월 경부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으로 인한 광역버스 추돌사고로 2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치는 큰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고속도로안전협회(NHTSA)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적으로 120만 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데, 사고 원인의 94%가 과속이나 난폭·음주·졸음운전 등 운전 부주의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졸음운전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은 없을까.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집합체인 자율주행차가 나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자율주행차가 완전 상용화됐다고 할지라도 자동차의 운전자 안전 및 편의장치에 대한 기술 개발은 필수 요소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회사들은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졸음운전이나 운전자의 부주의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차선유지 보조장치, 크루즈컨트롤, 충돌위험경고 시스템 같은 첨단운전자 보조장치(ADAS)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운전자의 얼굴 인증 및 상태감시 시스템 등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졸음운전 외에 고령 운전에 따른 뇌졸중, 심근경색 등 운전자의 신체적 돌발사고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수요자 연계형 소재부품 기술 개발사업’을 통해 차량용 생체 레이더 기술과 ‘지능형 운전석’ 등 자동차 운전자 안전 및 편의장치 관련 첨단 소재부품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은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핵심 소재부품 개발에 중소기업들과 부품 업체인 현대모비스 등 수요 기업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 제품 개발이 끝나면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개발 기간 단축과 상용화를 동시에 추진해 산업적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소재부품 관련 한국의 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80% 정도다. 선진국의 원천 기술과 차별화되는 첨단 소재부품 기술 개발이야말로 소재와 부품, 그리고 완제품까지 우리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범용 제품이 아니라 첨단 핵심 기술을 확보, 기술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졸음운전으로 인한 피해가 없기를 기대한다.

하상태 <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시스템 소재산업기술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