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4일 중국과 러시아를 우회적으로 비난하는 논평을 실었다. 두 나라가 미국 주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에 찬성한 데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노동신문은 이날 ‘공정성을 저버린 허수아비 기구’란 제목의 개인 명의 논평에서 유엔 안보리의 최근 대북 결의안 채택을 거론하며 “반(反)공화국 제재 결의 조작에 공모한 나라들이 협상에 의한 문제 해결을 떠들었지만 결과는 조선반도(한반도)의 긴장상태를 더욱 격화시키고 핵전쟁의 먹장구름만 짙게 드리우게 하였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의 핵 보유국 가운데는 ‘바지를 팔아서라도 핵을 가져야겠다’고 하면서 제재와 압박을 무릅쓰고 핵 보유의 꿈을 실현한 나라도 있으며, 현재 미국의 끈질긴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도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런 그들이 과거와 오늘의 처지를 전혀 생각지 않고 자존심도 없이 우리 공화국의 핵과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발사를 터무니없이 걸고 들며 미국의 제재 소동에 합세해 나섰다”고 강변했다.

노동신문에서 “‘바지를 팔아서라도 핵을 가져야겠다’고 했다”고 언급한 국가는 중국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의 10대 혁명원로 중 한 명이자 1958년부터 1972년까지 외교부장(장관)을 지냈던 천이(陳毅) 전 국무원 부총리는 “바지를 전당포에 잡힌다 하더라도 기어이 핵무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끈질긴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는 러시아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정부는 최근 미국의 러시아 독자 제재에 대해 크게 반발하며 워싱턴 정가와 각을 세우고 있다.

이날 노동신문은 ‘전쟁광들은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별도 정세논설에서 “이제는 미국과 최후의 결산을 할 때가 됐다”며 미국을 향해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정확히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노동신문은 8월 들어서만 총 61건의 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언급했다.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에 부정적인 내용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