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만으로 내비 완벽 컨트롤
3분기 상용 서비스 시작
아파트 동까지 정밀 검색
추격자'원내비'
헷갈리는 교차로 진입 때 '동영상 뷰'로 경로 확인
실시간 정보 갱신 주기도 단축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0일 각사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KT 내비와 유플러스 내비를 통합한 ‘원내비(ONE NAVI)’를 출시했다. 양사는 작년 2월부터 공유한 실시간 교통정보를 넘어 원내비를 통해 목적지 정보 등 주요 데이터를 본격 통합하고, ‘교차로 안내’와 ‘음성 안내’ 등 신규 서비스를 선보였다.
교차로 안내는 복잡한 교차로에서 사진으로 경로를 안내하던 유플러스 내비의 ‘리얼맵’과 KT내비의 ‘리얼 사진뷰’를 통합해 동영상으로 교차로 진출입 시 경로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운전자가 핸들을 꺾는 방향으로 눈앞에 보여지는 실제 풍경과 똑같은 사진들이 마치 동영상처럼 운전자에게 보여진다. 서울역 교차로 등 운전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지점에 우선 적용하고 점차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음성 안내는 주요 랜드마크 건물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100m 직진 후 우회전하세요’ 대신 ‘세종문화회관을 지나서 바로 우회전하세요’라고 안내하는 방식이다. 짧은 거리 기준이 아니라 신호, 교차로가 적은 길 중심으로 가장 빨리 도착할 수 있는 경로탐색 방식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실시간 교통정보 갱신 주기도 2분30초로 단축했다. 양사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 요금을 면제해주기로 했다.
○SKT, T맵에 음성인식 AI 기술 접목
SK텔레콤은 KT LG유플러스의 추격에 맞서 T맵에 음성인식 AI 기술을 접목하기로 하는 등 서비스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음성만으로 T맵을 조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올 3분기 상용화할 예정이다. 현재 T맵 서비스는 스마트폰 터치스크린을 통해 목적지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음성 검색 기능이 있더라도 별도의 수동 조작이 필요하다. 음성인식 AI 기술이 적용되면 사용자는 목소리만으로 T맵을 조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역 찾아줘”라고 말하면 T맵이 알아서 목적지를 검색하고, 사용자에게 목적지 설정 여부를 물은 뒤 안내를 시작한다. 길이 막히는 경우 대안 경로도 제시한다. 홈 사물인터넷(IoT) 기기도 T맵의 AI 기능과 연동할 방침이다. T맵을 켜놓고 운전하면서 집에 도착하기 직전 음성으로 집안 조명을 미리 켤 수 있다.
지난 3월에는 행정안전부와 손잡고 T맵의 검색 단위를 아파트 동까지 정밀화했다. 행안부에서 제공받은 최신 도로명 주소를 토대로 경기 성남시 분당구 내 181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내비게이션 서비스 가운데 아파트 동 단위 건물의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T맵이 처음이다. 서비스 지역은 차례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교통정보 빅데이터 활용 범위 넓어
T맵과 원내비 모두 개방형 서비스다. 통신사 가입 여부에 상관없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작년 7월 T맵 개방 이후 가입자 증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개방 1년 만에 다른 통신사 및 알뜰폰 이용자 비율이 20%를 넘어섰다. 지난달 기준으로 월 이용자 1000만 명 가운데 200만 명 정도가 다른 통신사 가입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KT와 LG유플러스가 통합한 원내비 이용자(지난달 기준)는 4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을 통해 T맵에 빼앗긴 모바일 내비게이션 이용자를 다시 끌어오겠다는 게 KT와 LG유플러스의 전략이다.
모바일 내비게이션을 통해 수집되는 운전자 이동경로, 운전 습관, 교통정보 등은 각 통신사에 중요한 빅데이터 자산이 될 수 있다. 더 많은 정보를 축적할수록 빅데이터 분석은 더 정교해진다. 이런 빅데이터는 자율주행 사업과 AI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대형 유통업체, 보험사 등 이종 산업군 회사들과 온·오프라인 연계(O2O) 신사업도 추진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자 운행정보 등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에서 누적된 빅데이터는 통신사들의 신사업에 중요한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통신 3사 간 내비게이션 서비스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