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LG·SK 등 2·3차 협력사 지원 계획 추진
박용만 "회복온기 경제 전체에 퍼져야…편중현상 극복 필요"


문재인 정부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경제 분야에서는 '더불어 잘사는 경제'라는 화두를 던지자 재계가 다양한 상생협력·동반성장 약속으로 이에 화답하고 있다.

특히 삼성·현대차·LG·SK 등 4대 그룹이 앞다퉈 1차 협력사는 물론 2·3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 방안을 내놓으며 이를 선도하고 나서고, 새 정부 들어 '재계 대표'로 부상한 대한상의도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문하면서 이런 분위기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20일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2회 제주포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제계는 책임 있는 경제주체로서 나라의 미래를 세우는 데 힘을 더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특히 최근 경기회복세가 10대 그룹 위주로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회복의 온기가 경제 전체에 잘 퍼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편중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새 정부가 지향하는 경제문제 해결책에 기업들도 자발적으로 솔선해서 동참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각 기업이 그런 계획을 만들면 국민에게 공표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4대 그룹은 지난달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의 간담회 이후 1,2,3차 협력사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앞다퉈 발표했다.

지난 5월 총 5천억원 규모의 '물대(물품대금) 지원펀드'를 조성해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현금으로 물품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지원했던 삼성전자는 최근 1·2·3차 협력사들과 함께 '협력사 환경안전 개선 협의체'를 구축, 근로안전 개선도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날 5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해 5천곳 이상의 2·3차 부품 협력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1·2·3차 협력사 대상 총 지원 규모는 7천3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LG디스플레이도 최근 협력업체와의 상생프로그램을 2천여개의 2·3차 협력사까지 전면 확대, 상생기술협력자금을 대폭 늘리는 내용의 '신(新) 상생협력 체제' 전환 방안을 마련했다.

SK그룹은 지난 18일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16개 주력 관계사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최태원 회장이 최근 화두로 던진 '딥 체인지(Deep Change) 2.0'을 구체화하기 위해 관계사들이 공동으로 1,2,3차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강화 방안 등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4대 그룹이 이처럼 2,3차 협력사들에 대한 지원과 관련한 '릴레이 선언'을 내놓는 데 대해 다음달로 추진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 대표간 간담회에 앞서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서울·제주연합뉴스) 이승관 윤보람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