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폭스콘·WD와도 협상시작…韓美日연합과 교섭은 난항
일본 도시바(東芝)가 반도체 부문 매각과 관련, 우선협상자인 '한국·미국·일본 연합' 외에도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대만 폭스콘(훙하이 정밀공업)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12일 보도했다.

도시바는 11일 주요 거래은행 대상 설명회에서 한미일 연합과의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협상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아 WD·폭스콘 진영과의 교섭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도시바는 지난달 21일 일본의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를 축으로 하고 일본정책투자은행, 한국 SK하이닉스,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하는 한미일연합을 반도체 메모리 부문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도시바와 한미일연합은 애초 지난달 28일 주주총회 전에 계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SK하이닉스의 의결권 요구와 WD의 매각 반대로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반도체의 의결권 확보를 요구하고 있으나 도시바는 물론 합작사인 WD도 반대하고 있다.

일본 정부 역시 민감한 기술이 외국 경쟁업체로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WD는 도시바의 반도체 부문 매각 중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제기했고 이에 대한 첫 심문이 14일 열린다.

니혼게이자이는 도시바가 한미일 연합과의 협의가 안될 경우를 상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도시바가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기는 했지만, 그와 관련해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

부정회계와 미국 원전 자회사의 손실 등으로 경영 파탄 위기에 몰린 도시바는 내년 3월말까지 반도체 부문을 매각해 2년 연속 채무초과(자본잠식)로 상장 폐지가 되는 최악의 사태를 막으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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