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5일 충북 충주공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개발 성공을 기념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화이트보드에 적힌 ‘981103’은 이 회장이 인보사 연구를 시작하기로 결정한 날(1998년 11월3일)이다. 코오롱 제공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5일 충북 충주공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개발 성공을 기념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화이트보드에 적힌 ‘981103’은 이 회장이 인보사 연구를 시작하기로 결정한 날(1998년 11월3일)이다. 코오롱 제공
'성공가능성 낮다' 만류에도 '미래먹거리' 판단해 베팅
이 회장 ""인보사 글로벌 혁신 아이템 될 것" 자신


"내 인생의 3분의 1을 인보사에 투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지난 4월 인보사의 성공을 기원하며 코오롱생명과학 충주 공장을 방문했을 때 한 말이다.

1남 2녀를 둔 이 회장은 인보사를 '내 넷째 아이'라고 부를 정도로 각별하게 여긴다.

이 회장의 넷째 아이 인보사가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개발된 첫 유전자치료제이자 29번째 국산 신약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첫 신약이기도 하다.

인보사 허가는 이 회장의 확고한 신념과 집요한 의지 덕분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은 신약 개발의 특성상 사업을 강하게 끌고 나가는 리더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1996년 회장 취임 후 바이오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판단, 1998년 인보사 개발을 결정했다.

이때 이 회장에게 올라온 보고서는 인보사의 성공 가능성을 아주 낮게 평가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인보사의 사업검토 결과 보고서를 받아본 1998년 11월 3일을 정확히 기억할 정도로 결정까지 많은 고민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개발을 결정한 후에는 19년 동안 1천100억원을 쏟아부을 정도로 과감하게 투자해왔다.

1999년에 바로 미국 메릴랜드주에 바이오기업 티슈진을 설립하고, 이듬해 한국에 티슈진아시아(현 코오롱생명과학)을 세우는 등 초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냈다.

이후 개발을 결정한 지 19년 만인 올해 식약처의 허가를 받으며 시장에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이 회장은 "성공 가능성이 0.00001%라고 할지라도 그룹의 미래를 생각할 때 주저할 수 없었고 과감하게 실행에 옮겼다"며 "인보사는 고령화 시대에 우리 삶의 모습을 획기적으로 바꿔주는 글로벌 혁신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보사는 염증을 억제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단백질의 일종인 'TGF-β1 유전자'가 도입된 동종연골유래연골세포를 주성분으로 하는 유전자치료제다.

식약처로부터 약물치료나 물리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 등이 지속하는 중등도의 무릎 골관절염환자에 쓰도록 허가받았다.

국내에는 이르면 오는 9월 시판될 예정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