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대부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중앙은행의 긴축으로 인한 충격이 “시장의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far worse)”고 우려했다. ‘뉴노멀’(New normal)의 종말에 따른 불확실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투자대가들의 경고에 다이먼 회장도 가세한 것이다.

다이먼 회장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긴축으로 돌아서고 있는 중앙은행의 움직임을 “조수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표현한 뒤 “하지만 (긴축의) 결과는 미 중앙은행(Fed)의 기대보다 파괴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전에 양적완화(QE)를 경험하지 못했던 것처럼 이를 거둬들이는 양적 축소도 처음 있는 일”이라며 “그러나 마치 그것이 어떨지 아는 것처럼 행동한다”고 말했다.

다이먼 회장은 이날 재닛 옐런 Fed 의장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중앙은행은 시장에 확신을 주기를 원한다”면서 “하지만 불확실한 것을 확신 할 수는 없다”고 점진적 긴축으로 인한 시장의 동요가 없을 것이라는 Fed의 낙관론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긴축은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 매우 다른 세상”이라고 덧붙였다.

Fed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중앙은행(BOJ)이 글로벌 금융위기이 이후 양적완화를 통해 푼 유동성이 14조 달러에 달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렇게 많은 돈을 다시 거둬들이면 주식과 채권, 외환,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이먼 회장은 “지난 10년간 구매자였던 중앙은행, 금융회사, 외환당국이 이제는 매도자로 돌아서면서 (시장에) 전례없는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교롭게도 Fed내에서도 금리인상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됐다. 라엘 브레이너드 Fed이사는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콘퍼런스 연설에서 “곧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해야 한다”면서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 이르도록 기준금리 인상은 신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로 향하지 않을 경우 금리 인상을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