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주택 시장에서 지역별 차별화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한 반면 지방은 입주 물량 증가와 대출금리 상승 등이 맞물려 약세를 면치 못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수도권 주택매매 시장은 확장 국면에, 지방은 수축 국면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7일까지 각 지역 주택 시장 전문가 9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응답한 전문가가 해당 지역 주택 시장을 회복기나 호황기에 있다고 답하면 확장 국면, 후퇴기 또는 침체기로 응답하면 수축 국면으로 구분했다.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지역 전문가들은 주택매매 시장과 분양 시장 모두를 확장 국면으로 봤다. 수도권은 재건축·재개발 등 도심재정비 사업이 주택매매 가격의 상승 요인이었다는 답변(38.5%)이 가장 많았다. 강남권 등 주거 선호 지역에 대한 주택 입주 물량이 부족했다는 응답(17.9%)이 그 뒤를 이었다. 강원 지역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기반시설 확충 등으로 지역경제 상황이 호전됐다는 분석(23.5%)이 주를 이뤘다.

이에 비해 동남·충청·대경(대구·경북)·제주권은 주택매매 시장이 수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입주 물량이 증가하고(26.4%), 가계부채 관리 방안 등 정부 정책(32.1%)이 주택매매 가격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주권은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부담이 커진 데다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돼 수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많았다. 전체 지역 중 호남권은 확장과 수축 국면이라는 응답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보합으로 평가됐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