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영향 없게 낮은비율 출자 요청할듯…연합틀 바뀔 수도

도시바(東芝)가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입찰과 관련해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을 우선협상자인 한미일 연합에 합류하도록 할 방침이다.

세계적인 데이터 저장장치(스토리지) 업체인 WD은 도시바와 조인트벤처를 통해 일본 욧카이치에 있는 메모리공장을 공동운영해온 권리 등을 내세워 이번 입찰과정에서 우선협상권을 주장해왔다.

23일 마이니치·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한국 SK하이닉스가 포함되고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가 주도하는 한미일 3국 연합에 WD이 참가하도록 요청할 방침을 굳히고 세부 실행 방안을 마련 중이다.

지난 21일 한미일연합을 우선협상권자로 선정한 도시바는 주주총회가 열리는 28일까지 매각 계약을 마치기 위해 매각에 반대하는 WD과 대립을 해소하려고 한다.

도시바는 WD이 출자를 해도 도시바메모리 경영에는 영향을 주지 않도록 낮은 비율의 출자를 타진할 방침이다.

한미일연합에는 SK하이닉스, 일본 산업혁신기구 외에도 정부계 일본정책투자은행,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 등이 참가 중이며 산업혁신기구는 도시바와 WD 간 대립해소를 출자의 기본전제로 한다.

한미일연합의 기본틀은 향후 바뀌어갈 전망이지만 WD은 국제중재재판소와 미국 캘리포니아 고등법원 등에 도시바메모리 매각 금지를 주장하면서 도시바와 대립이 여전히 첨예한 상태다.

WD이 주장을 철회하지 않으면 도시바메모리의 매각 교섭은 무효화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새 회사는 의결권기준 산업혁신기구와 정책투자은행 등 일본 측이 3분의 2를 쥔다.

그런데 WD은 우선협상자 선정 결과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도시바의 소수 지분 참여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과는 별개로 한미일연합은 인수금액이나 출자금 납입 조건 등에 대한 조정에 들어가 28일 주총까지 합의에 이르기 위해 협의를 서두르고 있다.

외부경영자의 등용이나 2~3년 뒤의 상장 시도 등 경영계획 책정에도 착수, 향후 성장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고 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산업혁신기구 관계자는 "(도시바 반도체 사업은) 기술에서는 이기고, 비즈니스에서는 패배하는 일본기업의 전형"이라며 "(혁신기구 출자로) 기술에서도, 비즈니스에서도 이기는 사례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도시바는 회계감사법인과의 의견조정이 길어지면서 6월말이 법정기한인 2016회계연도 유가증권보고서 제출을 8월말까지 늦출 방침을 굳히고, 간토재무국에 연기를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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