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코리아 직원들이 서울 이태원 사무실 옥상에서 꽃꽂이 수업을 받고 있다.
에어비앤비코리아 직원들이 서울 이태원 사무실 옥상에서 꽃꽂이 수업을 받고 있다.
‘구글보다 더 일하기 좋은 기업.’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가 있는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포브스지가 선정한 일하기 좋은 기업 순위에서 구글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얼마 전엔 전 세계 에어비앤비 숙소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사무실 사진을 공개해 더 유명해졌다. 여행과 경험을 중시하는 기업문화를 사무실 인테리어에 반영했다. 한국에 있는 에어비앤비 사무실은 어떨까. 15일 서울 이태원 에어비앤비 코리아 사무실을 찾아가 봤다.

이 사무실은 지도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주택 골목 사이에 숨어있다. 겉으로 봐선 다른 주택과 큰 차이가 없다. 원래 2층 주택이었던 건물을 개조했기 때문이다.

◆반려견과 함께 근무

안으로 들어서자 시바견 한 마리가 뛰어나와 반겼다. 에어비앤비는 반려견을 데리고 출근할 수 있다. 직원 소개 페이지에 반려견 사진을 함께 올릴 수도 있다. 사무실 벽 곳곳에 명동성당, 경복궁 등 서울 관광명소가 그려져 있고, 한쪽 벽면에는 직원들의 일상 사진과 어릴 적 사진 등이 걸려 있었다.

3층 루프톱(옥상)에는 잔디밭이 깔려 있다. 잔디밭 곳곳에는 소형 텐트를 쳐놓았다. 오전 10시30분인데 몇몇 직원이 테이블에 모여 플라워클래스를 듣고 있었다. 정해진 업무시간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직원은 “다른 직원들과 얘기해보다가 공유할 수 있는 취미활동이 있으면 다같이 옥상에 모여 참여한다”고 말했다. 플라워클래스 외에 옥상에서 영화를 상영하기도 한다. 분기마다 한 번씩은 전문 마사지사가 회사를 방문해 직원들 마사지도 해준다. 옥상에는 작은 도서관도 꾸려놨다. 이곳에서 책을 읽거나 회의를 할 수 있다.

◆자유롭게 협업

1층 식당 테이블 위에는 포스트잇이 죽 붙어 있었다. 직원들이 먹고 싶은 메뉴를 적어놓은 것이다. 이를 취합해 푸드 케이터링 업체에 주문한다. 한 직원은 퀴노아 샐러드를 주문했다. 다른 포스트잇에는 아마트리치아나 파스타가 적혀 있었다. 식당 옆에는 샐러드바가 있다. 아무때나 샐러드와 과일, 간식을 먹을 수 있다. 가족을 사무실에 초대하면 가족도 샐러드바를 이용할 수 있다. 점심시간은 원하는 것을 먹으며 자유롭게 소통하는 시간이다.

에어비앤비 직원들은 출퇴근 체크가 없다. 성과만 내면 된다. 일도 원하는 곳에서 할 수 있다. 사무공간 한쪽에는 널찍한 책상이 있다. 아무데나 자리를 잡으면 된다. 사무실 곳곳에 빈백과 소파, 흔들의자, 그네의자 등이 놓여 있다. 야외 정원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이런 사무실 인테리어는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에어비앤비 측은 “인재를 영입할 때 성취감과 근무환경을 많이 강조한다”며 “직원들이 여행하는 듯한 환경에서 일하면 기업 가치에 공감하면서 생산성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