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처우 심각한 수준"…우버 다양성 전략 차질 불가피

미국 IT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단체인 애니타보르그 여성기술연구소(ABI)가 우버와의 관계를 단절할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ABI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여직원 처우와 관련해 우버가 직면한 여러 가지 심각한 비난에 비춰 조처를 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1997년 설립된 ABI는 매년 가을 여성 IT 종사자들의 연례 모임인 그레이스 호퍼 콘퍼런스를 주최하고 있으며, 여성 채용 및 기술력 증진 등과 관련해 70여 개 이상의 IT 회사들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우버도 2015년 파트너로 참여했으나 이번에 강제 퇴출당하게 되면서 우버의 다양성 전략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 CNN 방송이 전했다.

ABI는 지난 2월 우버의 전 여직원이 회사 간부들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뒤 조직문화에 대한 심각한 비판을 받아왔다.

또 지난 3월 발표된 우버의 다양성 보고서에는 기술직 근로자의 단 15% 만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트래비스 칼라닉 CEO는 전 법무장관인 에릭 홀더를 특별 고용해 회사 조직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였으며, 이달 말께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ABI가 우버와의 파트너십 관계를 단절할 것이라는 발표로 우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우버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코말 망타니는 성명을 통해 "우버는 여성 엔지니어를 지원하고 이들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우리의 조직문화를 바꾸려고 열심히 노력해 왔으며 ABI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최근의 상황 발전(관계 단절)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망타니 CTO는 "ABI와의 대화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ABI의 텔리 위트니 CEO는 우버가 그동안 여성 인력 처우 문제에 충분히 대처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파트너가 여성 기술자의 발전과 향상을 위한 조처를 하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