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마오쩌둥 반열 오르나
중국 공산당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사진)의 정치철학을 공산당의 당장(黨章·당헌)에 포함시키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의 비서실장격인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은 당 내부 회의에서 “시 주석의 정치철학이 기본적으로 완성됐다”며 “개혁, 안정, 내치와 외교, 국방, 당 운영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정가에서는 공산당이 올가을 열리는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정치철학을 공산당의 당장에 넣는 작업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천다오윈 상하이 정법대 교수는 “리 주임의 발언은 시 주석의 정치철학을 당장에 포함시키는 문제에 대한 공산당원의 분위기를 살피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공산당은 그동안 역대 지도자들의 핵심 정치철학을 당장에 반영해왔다. 시 주석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과학적 발전관’과 장쩌민(江澤民) 주석의 ‘3개 대표이론’이 대표적인 예다. 중국 건국의 아버지 마오쩌둥(毛澤東)과 개혁·개방의 설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자신의 이름을 딴 정치철학(또는 이론)이 공산당의 당장에 들어가 있다.

중화권 언론은 시 주석 역시 자신의 이름을 딴 ‘시진핑의 철학’ 또는 ‘시진핑의 이론’을 당장에 넣기 위해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이 작업이 성공하면 시 주석은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에 버금가는 지도자 반열에 올라선다.

SCMP는 그러나 시 주석의 이름을 딴 정치철학을 당장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한 중국 공산당 내부의 저항도 만만찮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정치세력 간 치열한 흥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