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경기 '확대' 판단 배경 "수출·생산증가가 주요인"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27일 자신이 취임 후 제시한 2% 물가상승 달성 시기와 관련해 "안정적으로 2%를 넘어서는 것은 2018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현행 마이너스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10년 만기 국채금리) 목표치도 0%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물가상승률 2% 정도 달성은 2018년쯤에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러나 안정적으로 그 수준을 넘어서는 시기는 그보다 뒤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으로 2%를 넘어설 때까지 일본은행은 통화공급 확대 방침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로다 총재는 최근 물가 동향과 관련해서는 휴대전화 가격 인하 등으로 하락 압박 요인이 있지만, 물가상승률 2% 목표 실현에 긍정적인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견고한 해외경제를 배경으로 수출과 생산이 증가하면서 국내 경기 상황 판단을 한 발짝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은행은 이날 회의에서 일본의 경기를 "완만한 확장세(확대)로 돌아서고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일본은행이 경기 판단에 확대라는 표현을 쓴 것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전인 2008년 3월 이후 약 9년 만이다.

다만 구로다 총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범과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 등 국제정세의 긴박성 및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 일본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태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마음속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