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BM·북극성2형·스커드-ER 등도 열병식에 등장

북한이 15일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태양절)을 맞아 진행한 군사 퍼레이드(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비롯한 전략무기를 대거 공개했다.

특히 열병식에 신형 ICBM과 기존에 북한이 선보였던 KN-08, KN-14 등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대 3종류의 ICBM이 동시에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선제타격을 배제하지 않고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트럼프 정부에 항전의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해석된다.

열병식의 대미를 장식한 신형 ICBM은 발사관에 담긴 채 트럭이 끄는 트레일러에 실려 나왔다.

실제 미사일은 식별되지 않았다.

군 소식통은 "기존에 북한이 공개했던 ICBM인 KN-08이나 KN-14보다 더 긴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형 ICBM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4월 태양절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KN-08은 길이가 20여m로 추정되며, 2015년 10월 노동당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포착된 KN-14는 이보다 다소 짧은 17m대다.

북한은 지난 2월 고체연료 방식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을 선보인 바 있는데, 이 미사일을 ICBM으로 개량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발사관에 들어있다는 점에서 고체연료를 이용한 콜드런칭 방식의 ICBM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고체연료 탄도 미사일은 발사에 5∼10분밖에 걸리지 않아 사전 포착을 전제로 한 우리의 선제타격 개념인 킬체인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부에선 실제 미사일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이 신형 ICBM 개발을 완료했다고 보는 것은 조심스럽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북한은 KN-08과 KN-14도 한번도 시험발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신형 ICBM에 앞서서는 발사관에 담긴 미사일이 한쪽에 8개씩 16개의 바퀴를 단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실려 나왔다.

군 당국은 TEL이나 발사관의 형태 등으로 미뤄 발사관 안에 KN-14가 담겨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앞서서는 무수단 미사일 개량형 또는 KN-08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TEL에 실려 나왔다.

탄두 모양이 뾰족한 이 미사일은 무수단 미사일용 TEL에 실려 나왔고 몸체의 형태가 무수단과 흡사하다.

하지만무수단 미사일(12m)보다 훨씬 길어 KN-08 개량형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ICBM 외에도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주요 전략무기의 하나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도 열병식에는 처음 등장했다.

SLBM은 잠수함에 실어 수중에서 은밀히 쏠 수 있어 킬체인이나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로 막기 어렵다.

북한이 지난 2월 발사한 북극성의 지상판인 '북극성 2형'도 궤도형 TEL에 실려 나왔다.

궤도형 TEL은 바퀴형과 달리 험준한 지형에서도 이동이 가능해 더욱 위협적이라는 분석이 있다.

또 사거리 1천㎞의 스커드-ER도 열병식에 처음 나왔다.

북한은 이 미사일로 주일 미군기지를 겨냥하고 있다.

이 밖에 수도권에 위협적인 170㎜ 장사정포와 122㎜·300㎜ 방사포, KN-06 지대공 미사일, 4연장 대함미사일 등도 줄줄이 등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