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문가들 "금리인상 속도와 경기지표 더 주목해야"

15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거의 확실시되자 국내 증시 등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효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3월 미국 금리 인상은 이미 시장에 선반영됐다면서 일시적 충격이 있더라도 감내할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또 FOMC에서의 언급하는 금리 인상 속도와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금리인상 경기회복 신호… 일시충격 감내할 수준"
FOMC의 3월 통화정책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16일 새벽에 나온다.

전 세계 금융시장에선 미국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13일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3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95%까지 반영했다.

이번 FOMC에서의 금리인상을 시장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위험자산 회피 기조가 두드러져 신흥국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 주가와 채권가격이 동반 약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이번 금리 인상은 애초 예상 시기인 5∼6월에서 2개월 이상 앞당겨져 작년 12월 인상 이후 3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투자자들의 우려감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을 이미 시장이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지난달 중순 이후 국고채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채권시장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증시는 소폭이나마 오름세를 보였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가 금리 인상을 결정한 이후 점진적인 인상 기조를 재확인해주면 글로벌 증시가 동반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 실적 기대감, 저평가 매력을 바탕으로 외국인 순매수 유입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 속 미국과 신흥국간 경기 차이가 축소되고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달러 강세 견제 등을 고려할 때 달러 초강세와 외국인 자금 대거 이탈 가능성은 작다"며 "금리 인상은 시장이 감내할 만한 사건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 "금리인상 속도 예상보다 빠르면 글로벌증시 약세우려"
다만 시장은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김정현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예상보다 많은 연내 4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하거나 재닛 옐런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을 언급하면 글로벌 리플레이션(reflation·디플레이션은 벗어났지만, 인플레이션에 이르지 않은 상태)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글로벌 증시가 약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도 "연준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이 트럼프의 재정정책을 염두에 둔 것이거나 인플레이션 확산을 억제하려는 목적이라면 통화긴축 행보가 지금보다 강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이 상당 기간 불확실성 변수로 자리를 잡으면 경기모멘텀이 약한 코스피의 하락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지고 유럽의 정치적 리스크,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남아있는 대형주는 탄력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새 정부의 내수부양 기대감을 고려해 코스닥 종목과 중소형주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책금리를 올리는 의도도 중요하지만, 정책금리를 '올릴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이 더 중요하다"며 "차익 매물 출회로 주가가 하락하면 적극적인 매수 기회로 활용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평가 매력이 있는 정보기술(IT), 화학, 철강 등 수출주를 우선으로 하고 내수소비주 중에 적정한 가치를 가진 섹터의 종목을 매수할 것을 권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chom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