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모바일서도 흥행 대박 MMORPG…이젠 '게임 대세'로
출시 첫달 매출만 2060억원, 작년 12월 기준 세계 단일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 3위….

국내 1위 모바일게임사 넷마블게임즈가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이 국내 게임업계 역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내면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다중동시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MMORPG는 한 게임 공간에서 여러 플레이어가 협업·경쟁하는 실시간 역할수행게임이다. 다른 장르에 비해 사용자 충성도와 1인당 매출이 높지만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에는 복잡한 조작 체제를 구현하기 어려워 이전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14일 출시된 레볼루션이 인기를 끌자 ‘모바일 MMORPG는 만들기 어렵고 수요가 한정적’이라는 업계의 고정관념이 깨지면서 시장 판세가 바뀌었다. 넷마블에 이어 엔씨소프트 컴투스 등 주요 업체가 신작 모바일 MMORPG를 주력 게임으로 내세우면서 모바일 MMORPG 팬을 두고 업체 간 경쟁이 한껏 치열해질 전망이다.

[게임] 모바일서도 흥행 대박 MMORPG…이젠 '게임 대세'로
일찌감치 모바일게임 ‘한 우물’을 파온 컴투스는 자사의 간판 모바일 RPG인 ‘서머너즈워’를 MMORPG로 만들어 내년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라고 지난 7일 발표했다. 서머너즈워는 2014년 발매 이후 103개국 앱 장터에서 최고 매출 상위 3위 안에 오른 글로벌 히트작이다. 컴투스는 서머너즈워 MMORPG판에서 원작의 캐릭터와 분위기 등을 그대로 계승해 기존 고객층을 그대로 끌어오겠다는 방침이다.

PC 온라인게임의 명가로 꼽히는 엔씨소프트도 모바일 MMORPG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자사의 대표 MMORPG ‘리니지’를 처음으로 모바일로 고스란히 옮긴 기대작인 ‘리니지 M’을 올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또 다른 인기 게임인 ‘블레이드앤소울’의 모바일 MMORPG판도 올해 출시를 목표로 세웠다. 엔씨소프트는 이를 통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RPG 명가’라는 브랜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레볼루션으로 MMORPG 선풍을 일으킨 넷마블게임즈는 현재 자사의 대표 RPG인 ‘세븐나이츠’와 ‘스톤에이지’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 MMORPG를 개발 중이다. 엔씨소프트와의 상호 지분투자를 통해 얻어온 블레이드앤소울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도 출시해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MMORPG판 세븐나이츠, 스톤에이지와 블레이드앤소울의 발매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레볼루션이 나오기 전 국내 모바일 MMORPG 시장은 중국산 게임이 독차지했다. 웹젠의 원작 게임 ‘뮤’를 바탕으로 중국에서 개발된 ‘뮤오리진’과 룽투게임즈의 ‘검과마법’ 등이 지난해 중반 인기를 끌었지만 국내 업체들은 그해 12월까지 같은 장르에서 신작을 내놓지 못했다. 국내 게임업체가 모바일게임 트렌드 대응에 늦어 안방 시장을 내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레볼루션이 등장하면서 국내 업체들도 잇달아 MMORPG 출시 계획을 밝히는 등 분위기가 달라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레볼루션은 PC판 MMORPG를 해보지 않은 이용자도 금세 즐길 수 있을 만큼 쉽게 만들어 모바일 MMORPG 이용자층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MMORPG는 이용자가 한 번 즐기기 시작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처럼 쉽게 이탈하지 않는 만큼 업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게임] 모바일서도 흥행 대박 MMORPG…이젠 '게임 대세'로
모바일 MMORPG의 시장성은 레볼루션의 흥행으로 이미 증명됐다. 레볼루션은 지금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한국 최초의 연매출 1조원대 모바일게임이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매출 1조원이 넘는 모바일게임은 세계 시장에서도 한 손으로 꼽을 정도로 드물다.

국내 업체들이 해외에서 MMORPG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주목받고 있다. 넷마블은 앞으로 레볼루션을 중국 미국 등 해외시장에도 내놓을 예정이라 국내에서의 기록을 뛰어넘는 매출을 낼 가능성도 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지난달 18일 열린 회사 연례 기자간담회에서 “넷마블의 올해 목표는 해외시장에서 모바일 RPG의 대중화를 이끄는 것”이라며 “우리가 가장 잘하는 장르인 RPG로 글로벌 게임업체와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어 “RPG는 서구에서 아직 틈새시장에 불과하지만 이를 개척해 선점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우리 게임이 해외에 나가면 불리하다고들 하지만 판이 불리하면 판을 바꾸면 된다. 철저한 현지화를 넘어서 아예 현지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고 해외시장 공략 의지를 강조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