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은 신문의 꽃입니다. 기자의 노력과 감각, 네트워크 등이 피워낸 결과물입니다. 신문사 역량을 재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한국경제신문의 텃밭은 역시 경제 분야입니다. 기업 활동과 경제정책 등에선 따라올 매체가 없습니다. 작년 3월24일자로 보도된 ‘대우조선, 손실 2조원 축소’라는 기사가 대표적입니다. 대우조선해양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이 스스로 부실감사를 시인하고, 대우조선에 재무제표 정정을 요구했다는 내용입니다. 이 기사는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는 도화선이 되면서 한국기자협회 기자상을 받았습니다.

기업 간 ‘빅딜’도 한경의 전공 분야입니다. 삼성이 화학과 방산사업을 모두 한화그룹에 넘긴다는 내용은 한경 지면을 통해 처음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삼성이 중국 전기차 기업 BYD에 5000억원을 출자한다는 소식도 한경 몫이었습니다.

정부 정책도 한경의 감시망을 벗어나진 못합니다. ‘억대 수입차 60%는 법인 명의… 무늬만 회사차에 세금 줄줄 샌다’는 기사는 세법 개정으로 이어졌고, ‘출산율 전국 1위 해남군의 씁쓸한 두 얼굴’이라는 기사는 정부의 저출산 대책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사설에도 ‘특종’이 숨어 있습니다. 한경은 ‘트럼프 당선 가능성, 한국 정치권은 대비하고 있나’(11월1일자) 등 여러 차례 트럼프의 당선을 예측하는 사설을 게재했습니다. 당시엔 미국 언론조차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유럽연합(EU) 통합의 숨은 모순 드러낸 브렉시트 논쟁’(6월14일자) 등은 국내 언론 중에 유일하게 브렉시트의 통과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었습니다. 셰일가스의 대두에 따른 유가 하락 가능성도 한경이 일찌감치 경고한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