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측 "대사 관심 요하는 사안 발생"…'본국서 제동설' 나오기도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5일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돌연 연기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한미국대사관 측은 전날 외교부 기자단에 5일 오전 11시 주한미국대사 관저에서 송별 기자회견을 한다고 공지했었다.

대사관 측은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을 불과 1시간가량 앞두고 "급한 사정으로 회견을 연기하겠다"면서 "긴급한 (urgent)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사관 측은 연기라는 표현을 썼지만, 무산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공보실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기자회견 연기 이유에 대해 "현재로써는 저희도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니얼 턴불 주한미국대사관 대변인은 기자단과의 통화에서 갑작스럽게 회견이 연기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외교나 정부쪽 일에서 종종 발생하는 바와 같이 대사의 관심을 요구하는 어떤 사안이 발생해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일정을 다시 잡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맞춰 이달 말께 퇴임할 것으로 알려진 리퍼트 대사가 후임이 내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고별 기자회견을 잡았다가 본국에서 제동을 거는 메시지를 받고 회견을 연기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리퍼트 대사는 이달 하순에 이임 리셉션을 계획하는 등 최근까지 귀국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후임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마크 내퍼 부대사에게 직무대행직을 맡기고 예정대로 이달 말 이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 차기 주한대사 인선을 착수했다는 얘기가 들리지 않고 있다.

리퍼트 대사가 간담회가 아닌 기자회견을 계획했던 점에 비춰 특정 현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려 했을 가능성과 이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 제동을 걸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

리퍼트 대사는 미국 대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10일에도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예정했다가 하루 전에 돌연 연기한 바 있다.

당시 대사관 측은 "박빙인 주가 많아 간담회 때까지도 대선 결과가 확실하게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예측했다가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자 간담회를 연기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