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목표 하단 6.5→6.0%로 내릴수도… FT "올 세계성장 중국에 달렸다"

중국 당국이 기존에 6.5% 이상으로 잡았던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올해 6.0%까지 떨어지더라도 용인하려는 기류를 보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자문인 황이핑(黃益平)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는 1일(현지시간)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 정책당국자들이 개혁을 위해 충분한 여지를 가질 수 있도록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7%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작년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6.5∼7%였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하단을 6.5%에서 6.0%로 낮춘다는 의미다.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재작년에만 해도 7%였다.

2015년 중국 지도부는 2020년까지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실현하겠다며 제13차 5개년 규획(2016∼2020년) 기간의 최저 성장률 목표를 6.5%로 정한 바 있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셋째 주 열린 중국 공산당 재경영도 소조 회의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목표구간 하한선인 6.5% 이하로 떨어지는 것도 용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시 주석은 미국에 도널드 트럼프 체제가 들어선 이후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중국 내부의 불안요소인 지방부채가 늘어나는 점 등을 들어 "목표달성에 너무 많은 리스크가 따른다면 굳이 목표에 맞출 필요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이핑 교수는 "6.5%라는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평균 목표치일 뿐"이라며 "고용이 안정적인 한, 단기적으로 좀 더 넓은 범위의 목표치는 경기부양 노력의 필요성을 감소시켜 정책당국자들이 개혁에 초점을 맞출만한 여지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생존 불가능한 상당수의 좀비기업들이 정부나 은행의 도움을 받아 생존하고 있어 전체 경제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작년 11월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6.4%, 내년에는 6.1%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가 글로벌 경제기관과 투자은행(IB) 64곳의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 평균치를 집계한 결과, 올해 6.4%, 2018년에는 6.0%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방코 빌바오 비즈카야 아르헨티나 등 일부 투자은행 중에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5%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곳도 있었다.

우니크레디트(6.2%)나 BNP파리바(6.2%), 웰스파고(6.3%), 바클레이즈(6.3%), 소시에테 제네랄(6.3%)도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비관적인 편이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사설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중국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며 "중국이 성장률과 위안화 가치가 무너지지 않게 하면서, 얼마나 부채감축을 잘하는지 등에 (세계경제의 운명이) 달렸다"고 지적?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