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I: 시선] 어디까지 빠져들까, '도깨비'가 부린 마법에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 인기가 심상치않다.

아직 드라마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방송가를 넘어 패션, 음악, 출판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김은숙 작가 특유의 달콤한 대사와 작정하고 멋을 부리는 주인공 공유가 만들어내는 마법이다.

'도깨비'는 역대 케이블 드라마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시청률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극 중 공유가 입고, 듣고 보는 모든 것들이 화제다. 이 드라마 인기 덕에 tvN 채널을 보유한 CJ E&M 몸값까지 올라갔다.

◆ 1년 넘은 책 '도깨비' 만나니 뚝딱

16일 인터넷서점 예스24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8~14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김용택 시인의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어쩌면)가 1위를 차지했다.

이 책은 출간한 지 1년이 넘은 작품이지만, 지난 10일 '도깨비' 4회에 등장하면서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총 16주간 1위를 차지했던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도 밀어냈다.
[HEI: 시선] 어디까지 빠져들까, '도깨비'가 부린 마법에
'어쩌면'은 '도깨비'에 단 몇 초 간 노출된 뒤 예스24를 통해 닷새 동안 1만900여권이 팔려 인기를 입증했다.

예스24 관계자는 "30∼40대 여성 구매가 50.7%로 과반수를 넘었다"며 "30대 남성 독자도 20.2%로 많이 찾았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매장인 영풍문고 등에서도 '어쩌면'에 대한 문의와 판매가 급증했다. 영풍문고 종로점 관계자는 "방송 이후 책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라며 "판매가 갑자기 늘면서 추가 주문을 넣은 상태"라고 말했다.

'도깨비'는 불멸의 삶을 끝내고 싶어하는 도깨비 김신(공유)과 그를 구원해줄 인간 신부 지은탁(김고은)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4회에서 김신은 '어쩌면' 첫 장에 나온 김인육 시인의 '사랑의 물리학'을 읊조리며 자신이 지은탁을 사랑하고 있음을 자각했다.

◆ '도깨비' OST, 음원 시장도 싹쓸이

'도깨비'는 음악 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 벅스와 지니뮤직 등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는 '도깨비' OST가 상위권에 줄줄이 올라있다.

엑소 멤버 찬열이 부른 '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와 외국 가수 곡 '허쉬'(Hush), 인디 밴드 10cm의 '내 눈에만 보여' 등이 10위권 안에 랭크됐다.

도깨비 OST를 발매한 CJ E&M 측은 "OST에 대한 반응이 생각보다 더 좋다"며 "분위기로만 보면 '응답하라1988' 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HEI: 시선] 어디까지 빠져들까, '도깨비'가 부린 마법에
공유가 '도깨비'에서 입고 나온 의상들도 화제다. 그가 매회마다 입고 나오는 수트와 코트, 니트 등은 대부분 고가의 명품 브랜드지만 방송 후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한 해외 명품 브랜드 관계자는 "매장마다 '도깨비'에서 공유가 입고 나온 코트를 사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코트 뿐 아니라 선글라스 등 다른 소품에 대한 관심도 높다"고 설명했다.

'도깨비'는 '태양의 후예'를 쓴 김은숙 작가가 집필하고 공유가 주연을 맡아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 시청률은 지난 2일 첫 방송부터 지난 10일 4회 방송까지 수직상승했다. 1회 6.689%(전국 유료매체가입가구 기준)로 출발해 3회 만에 10%대를 돌파했고 4회 12.721%까지 올랐다.

시청률이 3회 만에 10%대를 넘은 건 역대 케이블 드라마 중 가장 빠른 속도다. 신드롬을 일으켰던 '응답하라1988'과 '시그널'도 각각 5회, 11회가 지난 후 10%대를 돌파했다.

'도깨비' 인기에 힘입어 CJ E&M주가도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중국 한한령(한류 금지령) 이슈 때문에 약세를 보였지만 '도깨비' 방영 이후 상승 반전해 10% 이상 올랐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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