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유형별 전략 소개

중년의 나이에 다시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지만, 새 직장에 적응하기는 더 어렵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는 30일 중장년이 재취업에 성공하고서도 조기에 퇴직한 사례를 분석, 새 직장에 안착하기 위한 유형별 전략을 소개했다.

박성주(가명·48)씨는 작년 8월 전경련 일자리센터를 통해 대기업 협력사인 한 전자회사에 취업했지만, 정년까지 다니겠다는 각오와 달리 1년 만에 그만뒀다.

직장 동료들이 업무정보를 전달하지 않거나 회식에 부르지 않는 등 박씨를 따돌렸기 때문이다.

2014년 7월 중소전자회사 해외영업직으로 입사한 장인석(가명·57)씨도 처음에는 젊은 직원들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장씨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여러 번 있었지만 "인내심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새 조직에 적응했다.

장씨는 "고유한 사풍에 빨리 익숙해지지 않으면 기존 직원들에게 신입의 반발로 여겨질 수 있다"며 "입사 6개월까지는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새 조직의 스타일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K사는 2014년 12월 어렵게 채용한 대기업 출신 재무 담당 임원을 6개월 만에 교체했다.

현장 감각이 부족한 '책상물림' 업무 스타일이 이유였다.

최근 중소기업은 관리형 업무에 익숙해 현장 감각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대기업 출신을 그다지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일자리센터는 전했다.

최근 일자리센터에 구인의뢰를 한 건축회사도 "임원이라고 뒷짐 지고 있는 분보다는 실무형 인재를 원한다"고 요청했다.

일자리센터 추천으로 이 회사에 합격한 김명종(가명·57)씨는 고졸 출신이지만 대형 건축사에서 35년간 근무하며 총무, 회계, 현장관리까지 안 해 본 일이 없었고 회사에서 꼭 필요한 인재가 됐다.

김씨는 "요즘은 무인도에 가서도 살아올 수 있는 현장·실무형 인재라야 재취업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의욕만 가지고 도전했다가 불합격하거나 설사 채용이 되더라도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인 L사는 올해 4월 유현상(가명·42)씨를 자재 담당 직원으로 채용하면서 "자재 운반업무를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면접에서 체력에 자신감을 보인 유씨는 입사 반나절 만에 모습을 감췄고, 다음 날 전화로 더 일을 못 하겠다고 회사에 통보했다.

반면, 김미진(가명·52·여)씨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텔레마케팅에 대한 정보를 얻은 결과 자신이 말주변은 없지만 차분한 성격으로 텔레마케팅 업무 중 고객 전화를 받는 인바운드 업무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는 발음 연습을 하는 등 준비를 많이 했고 올해 4월 한 통신업체 고객 상담사로 재취업, 입사 6개월 만에 모범사원으로 뽑혔다.

배명한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재취업 못지않게 채용기업에 안착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며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를 통해 중장년 취업매칭 서비스 외에도 사후관리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재취업을 희망하는 40세 이상 중장년 구직자가 전경련 일자리센터(02-3771-0366, www.fki-rejob.or.kr) 회원으로 가입하면 누구나 다양한 무료 취업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